[MT시평]'K프리미엄'을 받으려면..

이상진 전 신영자산운용 대표 2021. 12. 1.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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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은 없다.

갑자기 선진국이 사라졌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생각한 선진국의 금융시스템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1997년 외환위기 때 한국의 후진형(?) 금융시장에 잔뜩 훈계를 늘어놓은 선진국 전문가들은 속수무책 연방준비제도(Fed)만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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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전 대표

선진국은 없다. 갑자기 선진국이 사라졌다. 이들의 실종(?)은 2008년 금융위기부터 시작됐다. 과거 주기적으로 발생한 금융버블과 붕괴는 나름 신기술이나 신산업의 등장과 연관돼 있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는 오로지 월가 투자은행들이 이익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여 만들어낸 '완벽한' 금융상품이 사상 최대 금융범죄 도구로 둔갑했다. 결과적으로 1930년 대공황 이래 최악의 금융공황을 초래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오판과 무지도 한몫 거들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생각한 선진국의 금융시스템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1997년 외환위기 때 한국의 후진형(?) 금융시장에 잔뜩 훈계를 늘어놓은 선진국 전문가들은 속수무책 연방준비제도(Fed)만 쳐다봤다.

미국과 유럽은 기축통화라는 기득권으로 천문학적인 통화를 살포해 위기를 겨우 수습했다. 하지만 지난해 터진 코로나19 팬데믹은 또다시 선진국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의학적으로 입증된 방역조치도 거부하는 '무지몽매한' 국민들의 행태야 개인 권리라고 치부하더라도 이들 나라의 지도자와 당국의 대처능력은 수준 이하였다. 슈퍼 초강국 미국에서 1, 2차 세계대전 전사자를 합친 수보다 많은 75만여명의 국민이 죽었다. 유럽도 오십보백보다. 개발도상국은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부유한 서방세계에서 벌어진 이 황당한 참사는 선진국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뿌리째 흔들었다. 동시에 미국에서 벌어진 의회당 점거사태, 서구의 지역이기주의와 사분오열, 일본의 전근대적 쇼군정치는 우리가 롤모델로 삼은 국가들의 실상을 말해준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의 반문명적 전체주의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지난 2년 사이 K방역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방역체계 중 글로벌하게 가장 경쟁력 있는 시스템으로 인정받는다. K방역뿐만 아니라 다수의 K시리즈가 글로벌 대세로 자리잡았다. K팝, K뷰티, K패션, K푸드, K의료보험, K드라마와 영화가 아시아의 한류에서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덕분에 한국어와 한글열풍이 불고 K콘텐츠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치솟고 있다. 여기에 IT(정보기술), 반도체, 배터리부터 자동차와 조선까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춰 우리처럼 제조업과 문화산업이 함께 잘나가는,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는 손에 꼽을 정도다. 물론 일부 뒤처진 분야가 있지만 이대로라면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는 '오차범위' 내다.

이제 수십 년 동안 우리를 주눅들게 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야 한다. 과거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후 "탈아입구"(아시아에서 탈출해 서구로 들어가자)를 외쳤다. 150년이 지난 지금 일본은 '아시아의 백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슬픈(?) 우월감을 넘어서야 한다. 우리는 이미 선진국이다. 무슨 일만 있으면 한일 양국을 비교하고 외국 언론이 한마디 하면 호들갑을 떠는 것은 전형적인 개도국 콤플렉스다. K시리즈가 'K프리미엄'을 받으려면 의식전환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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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진 전 신영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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