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중대 국면"..입국금지 확대 등 강력 추가조치 예고 [오미크론 비상]
[경향신문]
남아프리카 8국과 먼 나이지리아서 유입…문턱 상향 필요
1일 신규 확진자 4000명대 중후반 예상 ‘역대 최다’ 가능성
새 변이 확정 땐 사적모임 축소 등 방역 강화 여론 커질 듯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새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을 ‘우려 변이’로 지정한 지 불과 며칠 만에 국내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 의심 사례가 나오면서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의심 사례가 나온 30일 ‘신종 변이 대응 TF’ 구성을 즉각 결정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엄중 대응”을 지시했다. 의심 사례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최종 확인될 경우 현재 남아프리카 8개국에 대해 시행 중인 외국인 입국금지 대상이 확대되는 등 방역조치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의심 사례를 보고받고 “오미크론 변이 유입 차단을 위해 더욱 강화한 입국 방역조치를 즉각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정부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근 국가인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8개국에서 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은 직항편과 경유(경유지 체류 14일 이내 해당)편으로 입국하는 경우 모두 비자 발급이 제한되고 입국이 허용되지 않는다. 내국인의 경우 예방 접종력과 무관하게 열흘간 자가격리가 아닌 시설격리를 해야 한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 의심 사례로 지목된 인천 거주 40대 부부는 나이지리아를 여행한 뒤 에티오피아를 경유한 항공기를 타고 입국했다. 나이지리아는 오미크론 최초 발생지로 추정되는 아프리카 남부와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다. 하지만 최근 캐나다, 홍콩 등에서는 나이지리아에서 온 입국자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남아프리카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만으로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기 어렵다는 얘기다. 전문가들도 델타 등 앞선 변이 바이러스의 사례로 볼 때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검역조치를 강화해 국내 유입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날 오미크론 확진자가 처음 발견된 일본의 경우 전 세계를 대상으로 외국인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불허했다. 다만 정부가 그간 ‘국경 봉쇄 없는’ K방역을 자부해왔다는 점에서 일본처럼 외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전날에도 “현재 전체 외국인의 국내 입국 금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감염 의심 사례가 확진으로 판명되면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나 방역패스 적용 확대 등 강화된 방역조치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당장 이날 오후 9시까지 신규 확진자가 3857명으로 동시간대 최다로 나타나면서 1일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는 4000명대 중후반에 달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전날 특별방역대책에서 경제 상황을 고려해 거리 두기 조치는 제외했지만 오미크론 변수 등을 감안하면 추가 조치 수위가 당초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정부는 이번주 일상회복지원위원회 각 분과의 의견을 더 듣고 추가 방역조치를 시행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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