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관광 가니? 난 공정관광 간다
[경향신문]
대전 대덕구, 공정·생태관광 조례 제정 후 적극 개발
요리·도예·새 관찰 체험 등 주민 일자리·수익도 창출
외지에서 몰려온 관광객들만 즐거워하고, 관광지 주민들은 불편해지는 관광은 공정하지 않다. 관광 서비스를 제공한 지역주민이나 업소 관계자까지 즐겁고 행복해야 하며, 정당한 이익을 챙길 수 있어야만 제대로 된 관광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주민의 삶과 문화를 존중하면서 공정한 거래를 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관광’을 추구하는 여행을 ‘공정관광’이라고 한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해외관광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대전 대덕구가 ‘공정관광’의 개념을 살린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대덕구는 올해 ‘대청호 오감만족 그냥 쉬기로 했어’ 프로그램을 4차례 운영했다. 여행지는 농업인구가 많은 대덕구 이현마을이었다. 15~20명의 외지 관광객들이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농장이나 도예체험시설 등을 들러 주민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구성된 프로그램이다.
관광객들은 단순히 놀고 마시지 않는다. 농장에 들러 농장 주인과 대화를 나누면서 쑥개떡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도예체험시설에 가서 도자기를 만들기도 한다. 복숭아나 옥수수를 수확하면서 역시 농장주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 뒤 농산물을 사오기도 한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대덕구 공정생태관광지원센터 관계자는 “관광객과 지역주민이 모두 즐겁고, 모두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지역주민들이 일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역시 공정관광 프로그램인 ‘대청호 새(鳥)로운 여행’.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관광객들은 현지 주민들이 직접 만든 도시락을 먹으며 대청호의 새를 찾아다니게 된다. ‘계족산 장동 힐링 엄지척’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관광객들은 계족산 주민이 운영하는 체험마을에 가서 칼국수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된다.
정성호 대덕구 관광정책팀장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지역주민을 참여시킴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면서 “이들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관광객과 관광지 주민들 모두의 행복과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덕구는 2018년 11월 ‘대덕구 공정·생태관광 육성 및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기초지자체가 공정관광의 개념이 들어간 조례를 제정한 것은 처음이다. 대덕구는 이 조례를 바탕으로 공정관광에 생태관광을 결합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공정생태관광지원센터도 열었다.
대덕구는 일반적인 문화관광 프로그램에도 공정관광의 개념을 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앞으로 개최하는 ‘대청호대덕뮤직페스티벌’에서는 지역주민들이 농작물이나 공예품 등을 판매할 수 있는 마켓을 열어 지역사회와의 공생을 추진할 계획이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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