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차 없애고 버튼 낮추고..인권 쌓아올린 건물
[경향신문]
수원 지동 행정복지센터 개소
청소노동자 온돌 ‘쉼마루’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지동의 오래된 건축물들 사이에 눈길을 사로잡는 2층 건물이 새로 들어섰다. 전체적으로 노란 베이지색 외관과 투명한 유리창이 따뜻하면서도 개방적인 느낌을 준다. 수원시가 경기도 최초로 공공 건축물에 인권을 담아낸 결과물이다.
수원시는 오는 6일 ‘인권청사’인 지동 행정복지센터를 개소한다고 30일 밝혔다. 지동 행정복지센터(연면적 2560㎡·지하 1층, 지상 2층)가 인권청사로 지정된 이유는 센터 진입로부터 드러난다. 바깥에서 건물로 들어가는 길목에 어떤 장애물도 없다. 계단을 포함해 불편을 야기할 수 있는 구조물도 없어 누구나 쉽게 들어갈 수 있다. 진입로뿐만 아니라 모든 공간에 단차가 없다. 휠체어를 탄 사람이나 목발 짚은 사람, 보폭이 좁은 노인, 손에 짐을 많이 든 사람, 걸음마를 막 뗀 아이 모두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인권은 내부 시설에도 구석 구석 자리를 잡았다. 우선 자동문을 여는 버튼은 아래에 설치됐다. 일반적으로 버튼이 성인의 허리~가슴 높이에 있는 것과 달리 손을 아래로 뻗어야 닿는 위치다. 장애인이나 키가 작은 사람, 허리가 굽은 노인 등이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점자 안내판 등 장애인용 사인도 눈에 띄는 위치에 설치됐다.
1층 중앙홀 바닥에는 공간별 안내판이 설치돼 쉽게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도록 했다. 공간에 개방감을 주는 유리 벽에는 시선이 머무는 위치에 픽토그램을 활용한 사인물을 연속적으로 부착했다. 유리창을 인식하지 못하고 충돌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2층 한쪽에 마련된 ‘쉼마루’는 인권청사의 정체성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공간이다. 청소 용역원 등 노동자들이 휴게시간에 맘 편히 쉴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면서 실제 근무하는 직원의 의견을 수차례 청취해 개별 옷장과 바닥 온돌 설치 등의 요구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공간별로 안전을 고려한 시설물 배치도 이뤄졌다. 각 공간에서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는 화재 시 대피요령과 소화기 사용법, 피난로가 적힌 안내판이 있다. 복도 등 바닥면 테두리는 일정 구간을 진한 색상으로 시공해 공간 구조와 동선을 파악하기 쉽도록 했다. 옥상에는 텃밭과 정원을 조성했다. 텃밭은 단을 높여 허리춤 높이인데, 장애인이나 노인 등이 치유농업 활동을 하는 데도 적합하다. 옥상 텃밭을 노인 등 약자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를 옥상까지 연결해 둔 것도 인권을 배려한 조치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