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한국에 공격헬기 부대·포병여단 상시 주둔"
[경향신문]
2021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발표…주한미군 규모 현행 유지
호주·괌 비행장 확장 놓고 중 “포위전략 진의 드러내” 비판
미국 국방부가 조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첫번째인 2021년도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검토(GPR)’를 완료하고 공격용 헬리콥터 부대와 포병여단 본부를 한국에 상시 배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주한미군 규모는 현행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중국의 잠재적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호주와 괌의 인프라를 개선하고 군용기를 순환배치하기로 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따른 미군의 대대적인 재배치는 이뤄지지 않았고, 인도·태평양 지역 병력 증강도 없었다.
미 국방부는 29일(현지시간) 수개월 만에 끝난 GPR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잠재적인 군사적 공격을 억제하고 북한의 위협을 막기 위한 동맹 간 협력 강화를 위한 주문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그간 순환배치됐던 공격용 헬리콥터 대대와 포병대 본부를 한국에 상시 주둔시키는 방안을 승인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확인했다. 최근 주한미군 2사단 소속 항공대대는 아파치 가디언 헬기를 미 본토에서 인수해 실전 배치했다. 지난 9월에는 워싱턴주의 제2보병사단 포병대 본부를 경기 평택시 험프리스 기지로 재배치했다. 이 같은 전력 증강이 GPR 후속 조치였다는 의미다.
국방부는 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협력 활동을 위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호주와 태평양 제도에 있는 인프라를 강화하기로 했다. 호주에는 미 군용기를 순환배치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6월 영국·호주와 오커스(AUKUS) 동맹을 결성했으며, 미국과 호주는 지난 9월 외교·국방장관 2+2회담에서 호주 지역에 모든 종류의 미군 전투기를 순환배치키로 합의했다.
마라 칼린 미 국방부 정책부차관은 브리핑에서 “주한미군의 배치 태세는 강력하고 효과적”이라며 “이 시점에서 어떤 변화도 밝힐 것이 없다. 아주 현명한 배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 견제를 안보 전략의 최우선으로 내세운 바이든 정부 출범에 따라 일각서 제기된 주한미군의 감축·역할 변화 등이 당장 추진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유럽에 대해 “러시아의 공격에 대항해 실전에서 신뢰할 수 있는 억지력을 강화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병력이 더욱 효과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중동에 관해선 “아프간 철군에 따른 대테러 수요와 이란에 대한 접근법을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지난 3월부터 전 세계 미군 배치 태세, 자원, 전략과 임무 등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했다. 국방부는 바이든 대통령이 GPR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구체적 사항은 기밀에 부쳐졌지만 대대적 병력 개편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신문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이렇다 할 규모의 병력 조정이 없다는 것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대응과 다른 세계적인 도전에 대한 대응 사이에 균형을 맞춰야 하는 어려움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아프간에서 병력을 철수시켰지만 원거리 대테러 대응 능력을 유지해야 하고, 유럽에선 러시아 위협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인도·태평양 지역에 병력을 증강 배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도 “가장 실질적 변화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비행장 개선 정도”라고 평가했다.
한편 칼린 정책부차관은 브리핑에서 한국에 대한 핵우산 정책의 변화 여부에 대한 질문에 “가까운 동맹에 대한 우리의 확장 억제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와 관련한 어떤 변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것이 없다”며 핵우산 정책을 재확인했다. 그는 오스틴 장관이 12월2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SCM) 참석차 30일 방한길에 오른다면서 “오스틴 장관이 억지정책을 포함해 생산적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30일 주한미군 규모 유지와 순환배치 부대 상시 주둔 전환에 대해 “한·미동맹이 양측 입장에서 중요하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괌·호주 미군기지 확장 검토에 대해 “미국이 전력을 다해 중국을 억제하고 포위하려는 진의를 잘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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