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 "줄서려는 자와 힘 키우려는 자의 전쟁 시작"
[경향신문]
윤 후보의 대선 후보 선출 뒤
당내 역학 구조 전면 개편돼
이 대표와 지도부 한직 밀려
이·윤 갈등 뒤엔 ‘세력 다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일촉즉발 상황이 일어난 근원에는 두 세력 간 힘싸움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6월11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지난 5일 전당대회에서 뽑힌 윤 후보 및 윤 후보를 지원하는 세력 간 헤게모니 싸움의 결과라는 의미다.
윤 후보가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당내 역학 구도는 윤 후보를 중심축으로 전면 개편됐다. 그간 ‘원톱’이던 이 대표의 위상은 윤 후보는 물론이고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에게도 밀리면서 격하됐다. 당 사무총장 등 각종 핵심 보직 인선을 두고 윤 후보와의 조율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지 못하면서 이 대표는 결국 ‘파업’이란 극단적 수까지 쓰게 될 정도로 코너에 몰려 있다.
이 대표 외 지도부도 힘을 잃었다.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대선 선대위에서 공동선대위원장 자리를 맡게 됐다. 최고위원들은 모두 선대위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언뜻 고위직으로 보이지만 공동선대위원장이나 선대위 부위원장은 명목상 자리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있다. 선대위 부위원장 중 공보단장을 겸직하게 된 조수진 최고위원, 클린선거전략본부장을 겸직하게 된 김재원 최고위원만 주요하게 등용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대위 부위원장이나 공동선대위원장은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윤 후보가 선택한 일부 최고위원들만 선대위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윤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은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 출범을 두고도 두 세력 간 갈등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30대인 이 대표와 함께 선출된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은 그간 당내 청년세력을 대표해왔다. 하지만 윤 후보가 당내 기구가 아닌 후보 직속의 별도 청년위원회를 만들어 외부 인사를 영입하면서 세력 다툼이 벌어지게 됐다. 윤 후보가 7명의 청년보좌역을 임명해 새로운 청년그룹이 당내에서 생겨나고 있다. 윤 후보가 자신이 고른 사람들을 중심으로 당내 청년정치의 축을 옮기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내 한 청년정치인은 “줄서려는 자와 힘을 키우려는 자 사이에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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