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당무 파업'..윤석열 선대위 '위기'
[경향신문]
향후 당대표 공식 일정 전면 취소
세종 일정 미조율·이수정 영입 등
윤석열 측 ‘패싱’에 당 업무 거부
이, 오후 부산행…향후 행보 관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가 30일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칩거에 들어갔다. ‘이준석 패싱’ 논란 등 선거대책위원회 인선 갈등이 배경으로 보인다. ‘윤석열 선대위’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조율 실패에 이어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다. 이 대표가 상임공동선대위원장직이나 대표직 사퇴 등 초강수를 던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윤 후보는 “저는 후보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7시55분쯤 공지문을 통해 이 대표가 당초 오전 9시 참석할 예정이던 한 언론사 창간 기념행사 일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대표실 관계자는 “이준석 당대표의 모든 공식 일정은 취소됐다”고 말했다. 향후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한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전화기를 꺼둔 상태다. 이 대표 측근인 대표실 보좌역과 수행팀장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일부 기자들이 이 대표의 서울 노원구 자택을 찾아가자 대표실 관계자가 “대표는 자택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가 모습은 나타내지 않았는데 오늘도 당무를 충실히 보고 계셨다”며 “갈등이라기보다는 본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잠적하자 당 일각에선 이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이나 대표직 사퇴를 고민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이준석 패싱’ 논란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윤 후보는 이 대표가 반대했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를 전날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CBS 라디오에서 윤 후보가 세종시 방문 일정을 미리 조율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황당하다.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윤핵관’으로 불리는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 대표를 비판하는 일련의 언론 보도가 결정타라는 해석도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세종시 일정 조율 문제를 언급할 때는 목소리가 떨렸는데, 그건 기분이 상했다는 의미”라며 “이어 윤핵관을 인용한 보도에 ‘이대녀들에게 혐오 대상’이란 문구까지 들어간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 잠적으로 선대위는 공식 회의 하루 만에 위기를 맞게 됐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선출된 이후 약 20일 동안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조율에 시간을 쓰며 선대위 출범을 늦췄으나 결국 김 전 위원장은 합류하지 않았다. 윤 후보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원톱’ 체제로 선대위를 전환해 전날 첫 회의를 주재했다.
윤 후보는 충북 청주 일정 중인 권성동 당 사무총장에게 상황 파악을 지시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 패싱 논란 이유를 묻자 “잘 모르겠다”며 “후보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뿐”이라고 답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에게 연락해봤느냐는 질문에 “사무총장과는 통화했고, 이 대표를 만나보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권 사무총장은 오후 이 대표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찾았으나, 이 대표와 연락이 닿지 않아 발길을 돌렸다.
박순봉·문광호·조문희 기자 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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