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에디슨모터스, 쌍용차 발전전략 제3자 검증받아야"
[경향신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68·사진)이 쌍용자동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의 발전전략을 제3의 기관에서 검증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를 인수해 정상적인 기업으로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직접 해소하라는 것이다.
이 회장은 30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차산업은 대규모 인내자본이 필요한데 한계상황에서 시작해야 하는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 입장에서는 매우 불확실한 사업”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산은은 에디슨모터스로부터 어떤 자료도 받지 못했고 대출 협의도 없었으며 언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정보를 얻고 있을 뿐”이라면서 “일각에서는 에디슨모터스와 함께 하는 일부 투자자가 부동산투자를 목적으로 참여한 소위 ‘부동산 먹튀’라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의 발전전략을 갖고 있다면 이를 제3의 기관에서 검증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은의 에디슨모터스 대출 여부에 대해서는 “언론 인터뷰처럼 강영권 대표가 대출 없이도 인수자금 마련이 가능하다면 훨씬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지난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쌍용차 인수를 위해 산은이 쌍용차 자산을 담보로 7000억~8000억원을 대출해주기를 희망한다면서도 산은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면 다른 곳에서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 심사에서 운수권과 슬롯(항공기를 띄울 수 있는 횟수)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조건부 승인을 할 가능성에 대해 “기업의 미래경쟁력을 훼손할 정도로 (운수권 등을) 축소할 경우 합병을 통한 통합시너지 창출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세계 항공산업은 국가간 경쟁이 굉장히 치열한데 한국만 뒤쳐지고 기업이 어려움에 처하면 공정위가 추구하는 소비자복지는 어디서 생성될 수 있을지 심각히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위가) 교각살우의 우를, 나무를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제 강력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매각 건은 연내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장은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와 (인수자인) 중흥건설 간 협상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본계약 체결은 12월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산은 구조조정의 성공 모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에서 내년 1월을 기한으로 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간 기업결합 심사에 대해서는 “결과를 예단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성공을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하는 게 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무분별한 반대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반대인지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며 해당 기업 노조와 지역시민단체를 비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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