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포럼] 100년을 내다보는 한국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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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 그리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죽음을 마지막으로 한국 정치사의 격동의 시기도 마치 막을 내린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해방 이후 한국이라는 나라가 겪어야 했던 난관, 6·25전쟁, 그리고 권력의 소용돌이를 넘어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한국 민주주의의 태동은 더 커져갔다.
이는 비단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보이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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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둔 유권자들은 특히나 정치인들이 과거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에 주의 깊게 살펴보고 그들의 발언과 무언(無言)이 여론을 분열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온도차에 민감하게 반응하듯 많은 정치인들은 좌와 우를 막론하고 저마다 국민의 마음을 대변한다고 그리고 그들이야 말로 역사의 바른 편에 서 있다고 한다. 과거의 실타래를 정직하게 바라보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포퓰리즘, 팬데믹 그리고 기후 변화 등 전례에 없었던 난관을 겪으면서 많은 선진국들이 지난 100년보다 앞으로의 100년의 방향성과 불확실성을 대처하는 지성에 더욱 더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우린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 걸까.
글로벌 이슈 및 추세에 대해 알리는 초당파적 싱크탱크인 미국 퓨 연구소의 2019 글로벌 연구에 따르면 북미, 유럽, 러시아, 아시아 태평양, 중동,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의 34개국에서 오늘날의 경제적 비관주의는 민주주의에 대한 불만과 연결돼 있다고 한다. 조사에 의하면 50%의 인구는 국가가 모든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운영된다고 동의하지만 64%는 선출직 공무원들은 유권자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국가별 민주주의에 대한 불만은 그리스(74%)가 가장 높고 스웨덴(28%)이 가장 낮다. 기존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불만족 수치에 대한 만족도는 한국의 경우 55~44%, 일본의 경우 43~53%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투표가 정부의 업무 운영방식에 대해 발언권을 준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국가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운영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통계로 보자면 영국은 79%, 일본은 61%, 그리고 한국은 48%로 선출직 공무원이 유권자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라는 팬데믹에 대한 관리 운영과 이에 관련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삶의 쇠퇴가 국민들에게 있어 국가의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해 불만을 심화시켰다. 이는 비단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보이는 양상이다. 팬데믹이라는 비정상적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사회가 가지고 있던 문제들은 심화되고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전례에 없었던 어려운 난제에 국가들은 저마다 풀이를 하지만 급변하는 상황의 불확실성은 유권자들에게 정치에 대한 실망감으로 돌아온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인들은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자신감'을 보이며 불확실성이라는 공백을 포퓰리즘으로 메우려고 한다. 하지만 지금 한국이 필요한 것은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다는 과열된 환상이 아니다. 민주주의가 '자가 수정' 이라는 과정을 거치며 발전하려면 과거의 실패에 대한 투명성을 전제로 한 좌와 우의 균형 잡힌 발전이 아닐까.
로이 알록 꾸마르 부산외국어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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