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모빌리티] 전기차 업계는 리튬 전쟁 중..배터리 1위 CATL은 광산 인수하려다 굴욕

베이징=김남희 특파원 2021. 11. 3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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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전기차 시대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과 광물 업체들은 리튬을 비롯해 코발트·니켈 등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재료를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寧德時代 닝더스다이)은 얼마 전 캐나다 리튬 광산 업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체면을 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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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탄산리튬 가격, 톤당 20만 위안 돌파
CATL, 아르헨티나 리튬 광산 인수 실패
캐나다 밀레니얼리튬이 보유한 아르헨티나 리튬 광산(Pastos Grandes Lithium Project). /밀레니얼리튬

전 세계가 전기차 시대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기차 판매량 급증과 함께 리튬 수요가 늘면서 리튬 가격은 날로 치솟고 있다. 올 들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리튬 가격은 공급 부족으로 3배 이상 올랐다.

배터리 제조사들은 리튬 공급망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아메리카 대륙과 중국, 호주 등 세계 일부 지역에 한정된 리튬 매장 광산을 손에 넣기 위한 인수전도 불붙었다.

이달 25일 중국에서 배터리급 탄산리튬 현물 가격은 톤당 20만 위안(약 3700만 원)을 돌파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 톤당 5만3000위안 수준이던 것에 비해 약 277% 상승했다. 이미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2017년 기록(16만8000위안)이 9월 27일 깨진 바 있다.

지금 중국에서 잘 팔리는 차는 전기차다. 전체 차 판매량이 줄어드는 와중에도 전기차 판매량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 집계에 따르면, 10월 중국 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233만 대로, 지난해 10월 대비 9.4% 감소했다. 6개월 연속 차 판매량이 줄었다. 보통 9~10월엔 차 판매량이 늘어나지만, 올해는 예년 같지 않은 상황이다.

전체 차 판매량이 주춤한 중에도 전기차 판매는 증가했다. 10월 중국 내 신에너지차량(NEV) 판매량은 38만3000대로, 지난해 10월 대비 135% 증가했다. NEV는 순수 전기, 플러그인 석유·전기 하이브리드,수소 연료전지 차량을 포괄하는 용어로, 전기차가 판매 대부분을 차지한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과 광물 업체들은 리튬을 비롯해 코발트·니켈 등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재료를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寧德時代 닝더스다이)은 얼마 전 캐나다 리튬 광산 업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체면을 구겼다. 앞서 9월 말 CATL은 캐나다 밴쿠버의 밀레니얼리튬(Millennial Lithium)을 주당 3.85캐나다달러에 현금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총 인수 금액은 3억7680만 캐나다달러(약 3500억 원)에 달했다.

중국 간펑리튬의 배터리 생산 공장. /간펑리튬

CATL이 원한 것은 밀레니얼리튬이 남미 아르헨티나에 갖고 있는 리튬 광산(Pastos Grandes 프로젝트)이었다. CATL은 이 리튬 광산을 손에 넣어 2023년 말부터 연산 2만4000톤 규모로 배터리급 탄산리튬 생산을 시작하려고 했다. CATL은 7월까지 인수자로 유력했던 중국 최대 리튬 광산 업체 간펑리튬(Ganfeng Lithium)이 제시한 주당 3.60캐나다달러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밀레니얼리튬 인수에 성공하는 듯했다.

그러나 약 한 달 후인 지난달 17일, 밀레니얼리튬의 새 주인은 CATL이 아니라, 캐나다 리튬아메리카스(Lithium Americas)로 확정됐다. 리튬아메리카스는 인수가로 4억 달러(약 4700억 원)를 제시하며 CATL을 밀어냈다. 리튬아메리카스의 최대주주가 간펑리튬이다. 간펑리튬은 올해 5월 멕시코 광산 바카노라리튬(Bacanora Lithium)을 2억6320만 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6월엔 홍콩 자회사를 통해 서아프리카 말리 리튬 광산에 1억3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리튬 가격은 내년에도 더 오를 거란 전망이 많다. 이 때문에 구매자 측에선 리튬 가격 급등 위험을 줄이고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 받기 위해 3년 이상 장기 계약을 원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리튬의 절반 이상이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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