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살리자"..상생 팔걷은 지자체

대구=손성락 기자 · 전국 종합 2021. 11. 3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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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2025년까지 240억 투입
120개소 조직화하고 교육·컨설팅
인천시도 공동체 지원 조례 제정
김포·광주·울산서도 시장 활성화
대구 수성구 지범먹자골목에서 지난 11월 5일 열린 ‘추억의 뽑기 축제’에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사진 제공=지범골목상권상인회
[서울경제]

노태우 정부의 ‘주택 200만호 건설계획’에 따라 조성된 대구 수성구 지산동과 범물동의 지범먹자골목 업주들은 요즈음 상인회를 조직하고 새로운 골목 명칭을 공모하는 등 생존을 위한 변화에 나서고 있다. 지산·범물은 한때 수성구 대표 주거지로 꼽혔지만 아파트 노후화와 인근 지역 개발로 예전의 위상을 잃으면서 상권도 덩달아 위축됐다.

박정열 지범골목상권상인회장은 “과거 외지인도 찾을 정도로 유명한 먹자골목이었으나 지금은 공실이 30~40곳에 이를 정도로 상권 위축이 심각하다”며 “뿔뿔이 흩어져 있던 상인들이 조직을 만들고 현안인 주차 문제를 포함해 다양한 상권 활성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의 노력에 대구시도 ‘골목상권 기반 조성 및 조직화’를 지원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통시장 중심의 소상공인 지원 정책에서 나아가 소외된 골목상권을 발전시켜 전국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김광석 거리’처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이 골목상권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30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대구시는 오는 2025년까지 240억 원을 투입해 120개소 이상의 골목상권을 조직화하고 명품 골목상권을 육성하는 ‘대구형 골목상권 활성화 중장기 사업’을 최근 시작했다.

과거 영남의 중심 도시였던 대구는 특색 있는 골목상권이 유독 많았다. 하지만 인구 유출과 코로나19까지 맞물리면서 서민경제의 기반이 되는 골목상권은 심각한 매출 감소로 생존 위기에 직면했다. 전통시장과 달리 상인회 조직이 없다 보니 결집된 목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대구형 골목상권 활성화사업은 골목상권 기반 조성 및 조직화, 골목상권 안정화, 골목상권 특성화 및 자생력 강화 등 크게 3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1단계에서는 우선 지리정보시스템(GIS) 기반으로 골목상권 현황을 심층 분석해 성장 가능성이 있는 골목경제권을 조직화하고 교육·컨설팅·마케팅·브랜드 개발을 지원한다.

2단계에서는 상권별 테마에 따른 스토리를 발굴하는 한편 상인리더 육성, 중규모 환경 개선, 문화 콘텐츠 등 창의적 아이디어를 활용한 특화거리 조성 등을 추진한다. 3단계에서는 골목상권 활성화 아이디어 공모와 사회적기업 설립, 골목상권 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공동 사업 등을 통해 자생력을 가진 명품골목으로 육성한다. 사업 단계별로 소상공인 육성 경험이 많은 ‘골목경제 닥터’가 자문을 하며 상인들과 협력한다.

인천시도 최근 골목형 상점가를 활성화하기 위해 ‘골목상권 공동체 육성 및 활성화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골목상권 공동체 지정 기준은 20명 이상의 소상공인으로 구성된 단체 등이다. 조례는 공동체의 역량 강화를 위한 경영 교육, 공동 마케팅, 시설 환경 개선, 골목상권 매니저 선발·교육·운영 등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담았다.

울산시는 청년이 주도하는 남구 무거현대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청년들로 구성된 ‘로디스튜디오’가 지역 최초 골목형 상점가인 무거현대시장을 대상으로 상가축제를 기획하고 상인강사를 육성한다. 지난달부터 상가축제 ‘현대시장에 별이 총총’ 행사를 열어 방치된 옥상을 활용한 영화제를 개최하고 시장 광장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 김포시 통진읍 일대 골목상권은 ‘해병대 특화거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자체가 희망상권 프로젝트를 통해 해병대를 주요 콘셉트로 상권의 브랜드 및 정체성 확립에 나선 사례다. 특화거리 입구 4곳에는 높이 4~6m 규모의 스마트 조형물과 해병대를 상징하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설치된다. 외벽에는 해병대 캐릭터와 디자인을 상징하는 인테리어를 접목한다.

광주시 광산구도 지난 11월 골목경제 회복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광산구 골목상권 새시로 행복 개막행사’를 열었다. 새시로는 ‘새로 다시 시작하다’를 의미하는 지역 사투리다. 2주 간 열린 ‘광산구 골목상권 위드 세일’ 행사에는 11개 골목상권에서 161개 점포가 참여해 10~60%까지 상품을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골목상권을 일으켜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재기를 이끌어나가겠다”며 “첫발을 내딛는 대구형 골목상권 활성화 사업을 통해 서민경제의 모세혈관인 골목상권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손성락 기자 · 전국 종합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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