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흉기난동' 현장 이탈한 경찰관 2명 해임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은 이웃 일가족 3명을 흉기로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이아무개(48)씨가 24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남동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한 빌라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갈등으로 인한 흉기 난동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 2명이 해임 징계 처분을 받았다.

인천경찰청은 30일 인천 논현경찰서에서 징계위원회를 열어 한 지구대 소속 ㄱ경위와 ㄴ순경 등 경찰관 2명의 해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해임은 경찰공무원 징계 가운데 파면 다음으로 높은 수위의 중징계다. 징계위는 “감찰조사 결과, 범행 제지 및 피해자 구호 등의 조처 없이 현장을 이탈하는 등 부실 대응한 사실이 파악됐다”며 “징계 대상자 업무 범위와 책임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30일 이내 소청심사를 제기하지 않으면 처분은 그대로 확정된다.

ㄱ경위 등은 지난 15일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현장에서 부적절하게 대응한 사실이 드러나 징계위에 회부됐다. 징계위는 ㄴ순경이 4층의 40대 남성이 아래층에 거주하는 50대 여성을 향해 3층 복도에서 흉기를 휘두르는 것을 보고도 1층 밖으로 나갔다고 밝혔다. 또 ㄱ경위는 흉기 난동이 벌어진 상황을 알고도,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가해자를 제압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지원 및 구조 요청 등을 이유로 현장을 이탈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현장에서 이탈한 사이 일가족 3명이 흉기에 찔려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그 가운데 50대 여성은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인미수 및 특수상해,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이아무개(48)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아래층에서 발생한 소음으로 감정이 좋지 않았는데, 아래층 주민이 경찰관에게 하는 소리를 듣고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