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항공통합 심사지연 공정위에 "교각살우 우 범하지 않아야"

송상현 기자,박기호 기자 2021. 11. 3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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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보지말고 숲봐야..기업이 망하면 소비자 복지 증진 없어"
"쌍용차 전기차 전환, 불확실성 커..제3의 기관에 검증 필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30일 열린 주요이슈 브리핑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박기호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 "국익을 위해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공정위를 재차 압박했다.

이 회장은 30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한 ‘주요 이슈 온라인 브리핑’에서 "기업이 망하면 소비자의 복지 증진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나무를 보지말고 숲을 봐야 한다"며 "길게 보고 전체를 보고 산업적 맥락에서 같이 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통합을 알린지 1년이 넘어섰지만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가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전체적인 일정도 뒤로 밀리고 있다. 이에 이 회장은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도 공정위를 향해 "섭섭하고 유감스럽다"며 "조속히 승인 절차를 밟아주시길 부탁한다"고 압박했었다.

당시 발언에 대해 이 회장은 “하소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언론을 통해 기업결합 심사를 신속하게 한 것은 다행이고 긍정적인 결과 도출을 강력히 희망한다”고 했다.

쌍용차 인수자로 낙점된 에디슨모터스에 대한 신규 대출에 대해선 "공식적인 자금 지원 요청이 없었다"면서도 “시장에서 여러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공신력 있는 제3의 기관에 재무, 기술의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평가를 받아보라는 조언을 드린다”고 했다. 사실상 금융지원 불가를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에디슨모터스 측에 대한 불편한 심정도 토로했다. 그는 “면밀한 사업 타당성 점검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정상화에 대한 장밋빛 미래를 전망하면서 정책금융기관의 지원 당위성을 언론 등을 통해 주장하는 것은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가리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어 "보도에 의하면 산은 대출 없어도 인수 및 운영자금 문제없다고 했으니 저희 지원 없이 계획대로 할 수 있길 바란다"며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고, 시장에서 회생할 수 있다면 바랄 게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동걸 회장과의 일문일답.

-에디슨모터스의 사업계획이 실현 가능하다고 보나? 부정적인 시장 평가에 대한 입장은? ▶에디슨 측이 법원 결정 하에 쌍용차 인수 완료하고 추가 투자 실시한 뒤에 국내 금융기관 앞 자금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는 보도를 접했다. 에디슨 측에서 공식적인 요청도, 공식적인 계획에 대한 문건도 전달받은 게 없다. 자금지원 요청 당연히 없었고, 사업계획 평가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쌍용차의 성공적인 회생과 에디슨모터스 계획이 잘 되기 위해선 시장 신뢰가 중요하다. 그래서 에디슨의 발전전략이 제3의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거 강조드린다. 지금은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전기차에 사활을 걸고 한다. 핵심 경쟁력을 강화해서 천문학적 자금 투입하면서 가속하고 있다. 현대차 2025년까지 100조, 폭스바겐 62조원 투자한다고 했다. 그런데 에디슨은 500억원 수준이면 차량개발 가능하고 내년부터 10종 전기차 출시한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소비자 기대 충족해 매출로 이어질지 의문이 간다. 에디슨은 사업계획 자신있어합니다만 시장에서 여러 우려 제기되는 만큼 다시 한번 말하지만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 재무, 기술 등의 타당성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 받아보라는 조언해 드린다.

-에디슨이 산은에 대출 요청한다면 지원 계획 있나? ▶아직 일체의 대화 오간 적 없다. 그쪽 요청받은 적도 없다. 현재까지 자금지원이나 자료 제출이 없었어서 저희는 보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보도에 의하면 산은 대출 없어도 인수 및 운영자금 문제없다고 했으니 저희 지원 없이 계획대로 할 수 있길 바란다.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시장에서 회생할 수 있다면 바랄 게 없다. 산은의 지원 원한다면 지속가능한 사업계획 갖추는 게 중요하며 사업계획 없인 지원 힘들다. 일각에선 충분히 담보가 있다고 하고 에디슨도 강조하지만 담보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자금지원 보완하는 수단일 뿐 담보있다고 지원하는 게 아니고 회생가능성 보고 하는 것이다. 담보를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저희는 사업 회생이 목적이다. 담보는 부차적인 의미에 불과하다 쌍용차 과거도 어려움 겪었는데 전기차 전환하면서 더 큰 어려움 겪을 수 있다. 법원과 시장 채권단이 요구하는 자금조달계획을 가져와야 한다. 그럼 생존이 가능할 거라고 본다. 자금, 기술, 비전, 관리경영능력 등 4대 부분에 대한 능력이 검증돼야 한다. 충분히 보여준다면 시장에서도 호응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4가지가 불비하다면 시장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겠다. 에디슨 측이 잘 대응하라고 믿겠습니다.

-에디슨 모터스 발전전략이 부적합다고 판단하면 대출은 물론 회생계획안 인가도 어렵다는 건가? ▶회생계획안 인가는 법원에서 하는 거라 말하기 어렵다. 발전전략이 제3기관 불가능하다고 판정되면 회생계획안을 떠나서 돈 집어넣어야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거 아닌가. 발전전략을 다시 짜든지 포기하든지 해야 하는 거다. 그걸 가지고 회사를 포기하고 망해라가 아니라 적어도 이 어려운 기업을 되살리려면 실행가능한 발전방안이 있어야 뭔가 해볼 수 있는 거 아닌가. 검증받을 수 있는 전략 짜야 한발한발 나가는 거다. 발전전략이 검증 안 된다는 건 실행 불가능한 방안이라는 결론이다.

-두산그룹은 산은과 재무약정을 착실히 이행 중이다. 두산건설 매각 완료로 구조조정 조기졸업 커지고 있다. 연내 졸업 가능성은? ▶두산그룹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에 따라 자산 매각, 자본 확충 등 자구계획 이행했다. 다만 두산건설 매각은 재무구조 개선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그래서 1조5000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거라고 전달해왔다. 내년 초 완료 예정인 유증 포함해 두산그룹이 추진하는 재무구조 개선 결과가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MOU 종결에 대해 외부기관의 재무 진단을 거쳐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관련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가스터빈, 대형풍력, 수소 등 친환경 신재생 기술 완성에 역량 집중해달란 부탁드린다.

-대우건설 매각 본계약 체결은 언제? ▶KDB인베스트먼트와 중흥건설간 협상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SPA(주식매매계약) 체결은 12월 중 마무리되지 않나 예상한다. 협상 변수 있어서 늦어질 수 있다. 큰 무리 없이 올해 연말까지 마무리될 거로 예상하고 기대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관련해서 무산될 수 있다는데 이런 기류가 사실인가? ▶저도 개인적으론 이런 전망 저런 전망하면 플랜A, B, C, D까지 고민하고 있다. 심사 중이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는 건 부적절하다. 내년 1월까지 기다려달라. 본건 거래 중요성 고려할 때 거래 무산보다는 성공을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하는 게 중요한 시기다. 무산 시에는 이해관계자와 긴밀하게 협의해 후속 조치할 거다. 국내에서 일부의 무분별한 반대, 지자체 노조 지역 시민단체의 무분별한 반대가 무엇 누구를 위한 반대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고, 상호불신하에서 무슨 계획을 같이 짤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마지막까지 차분하게 협조하고 차후에도 어떤 경우에도 원만한 협의를 통해 최선의 방법을 도출해야 할 텐데, 이해당사자 간 불신 너무 큰거 아닌가 우려된다.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심사 관련해 공정위에 섭섭함 드러냈는데 이후 의견 조율한 거 있나? ▶공정위 감히 권력기관에 어떻게 섭섭함을 드러낼까. 억울해서 하소연한 거다. 섭섭함 드러낼 수 없다. 공정위와 이견조율은 위험할 수 있는 행위라서 바람직하지 않다. 어쨌든 조성욱 위원장이 언론 통해 대한항공 대우조선 기업결합심사 신속하겠다고 한 거 다행이고, 긍정적인 심사결과 도출을 강력히 희망한다. 산업 경쟁력 강화 기업의 회생을 위해서 굉장히 중요하다. 소비자 복지 증진에도 기업결합이 도움이 된다. 산업이 망하고 기업 망하면 소비자 복지가 어디서 생성되나. 소비자 복지를 위해서도 기업결합이 성사돼서 기업경쟁력 회복해서 정상적인 기업으로 다시 활동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중장기적으로 소비자복지 확대하는 방안이라서 강력하게 말한 거다.

-항공통합 진행상황은? ▶현재 공정위를 포함한 각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 진행 중이다. 승인이 완료되지 않아 본격적인 통합절차가 진행되지 못해서 아쉽다. 각국 경쟁당국의 승인 시점을 예단하기 어렵다. 조속하게 기업결합 심사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아시아나 일시적인 화물회복으로 영업이익 발생했지만 위기 재발할 수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부분잠식이 11%인 상태고 부채비율이 3600%에 달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대한항공도 안심할 수준 아니다. 화물 등 기민한 대처로 아시아나보다 사정이 낫지만 어렵긴 마찬가지다.

-기업결합심사에서 독과점 우려로 조건부 승인 거론된다. 운수권 축소 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건부 승인, 운수권 축소 등으로 인력 축소 문제 우려에 대해선 아시아나 항공 자회사에 대한 고용 유지는 투자 합의서에 명시됐다. 고용유지 합의 위반 시엔 산은은 투자합의서에 의거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검토할 에정이다. 원활하게 합병이 완료되면 중복 부분 단계적 정리, 경쟁력 제고, 수익성 제고 위해서 충분히 모든 인원 흡수할 수 있단 게 원래 계획이라 빨리 합병이 완결됐으면 하는 그런 바람을 강력히 피력한다. 독과점 운운하면서 운수권 축소 등에 대한 보도 봤다. 회사 미래 경쟁력 축소하는 운수권 축소 슬롯 축소 취해지면 미래 경쟁력을 훼손할 정도다. 사업량 유지 전제로 한 통합시너지 창출에 차질 발생할 수 있다. 일자리 보장하기 위해서 국내 항공사업 경쟁력 제고, 회복이라는 본건 통합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적절한 조치 기대한다. 기업이 망하면 소비자 복지 증진이 어딨나. 항공산업 국가 간 경쟁 굉장히 치열하다. 우리나라만 경쟁력 상실해서 뒤처진다면 공정위가 추구하는 소비자 복지는 어디서 나올 수 있는가. 그런 부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학교다닐 때 얘기들었던 많이 생각이 교각살우란 말이 생각난다. 나무를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는 말도. 전체적인 맥락에서 결정해야 하는데 작은 거에 집착한다. 소뿌리 위해서 소를 죽여버리면 그이상 피해가 어딨겠나. 국익을 위해서 교각살우의 우를, 나무를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치 않으면 좋겠다는 게 강력한 희망이다. 소가 살아있어야 새끼도 나고 해서 가세가 올라간다. 소가 죽어버리면 뭔 소용인가. 길게 보고 전체를 보고 산업적 맥락에서 같이 봤으면 한다. 이런 얘기하면 공정위에 도전했다 섭섭함을 표했다고 언론사에 나올지 모르지만. 제 생각입니다. 그 정도로 얘기하면 됐다.

-HMM공동경영 마무리하고 단계적 지 분배 각 할 건가? ▶기본계획 대충 갖고 있지만 저희 혼자 결정할 건 아니고, 해수부 금융위 해진공이랑 협의하에 완결될 거란 전제로 말하면 2021년 말까지 채권단 공동관리 끝나고 2022년부터 해진공이 전담관리하 게 돼 있다. 그 방안에 대해선 정부, 유관 부처 등과 협의 중이다. 공공관리도 작년 말에 끝나게 돼 있었지만 구조조정 미진하고 더 도와줄 필요가 있어서 1년 연장한 거고요. HMM 좋아져서 손을 뗄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해진공의 관리능력도 키워야 할 때다. 단기적으로 손을 떼야 하지만 정부 유관 부처와 관계기관과 협의하겠다. 메각 관련해서 별도로 진행 중인 사안 없다. 보유지분의 단계적 매각이 필요하다고 본다. CB(전환사채) 다 매각하면 해진공과 저희 지분이 70%에 달한다고 한다. 70% 가지고 민영화한다고 하는 건 거의 불가능해서 매각이 쉽게 되도록 지배주주의 지분을 내려놓고 단계적으로 시장에 매각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정책적 고려와 시장 여건 고려해서 유관기관과 협의할 사안이다.

-HMM 경쟁사들은 투자나 M&A 활발하게 진행한다. HMM은 채권단이 민영화 시그널도 내지 않고, 투자계획도 없어서 우려가 있는데? ▶HMM에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선 우리가 주도적으로 할 건 아니고 회사가 주도적이어야 한다. HMM은 갈 길이 멀다. 일단은 우리가 12척 추가 발주해서 선대규모는 어느 정도 갖췄고 얼라이언스 통해 경쟁력도 갖춰서 (글로벌 선사와) 동일해졌는데 그 이상은 회사가 주도적으로 해야 할 일이지 우리가 할 일 아니다. 해운 운임 지수가 천문학적으로 오르면서 수익이 천문학적 오를 때 노사협상에서 천문학적 임금인상 요구했다. 그 때 `아직 안끝났다. 이익이 평생갈지 아느냐, 지금 잔치 벌리면 어떡하나`라고 했다. 그런 면에선 저희의 1차 구조조정은 성공적으로 완수됐고 12척 추가발주로 선대규모도 있으니 해진공과 협의하면서 글로벌 선사로 경쟁력 노력해야 한다. 산은이 모든 자금을 다 대줄 수 있는 건 아니다. HMM은 긴장 늦추지 말고 2단계 작업에 매진 해야 할 때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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