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소 죽고나면 뭐하나".. 대한항공·아시아나 심사지연 공정위 또 압박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30일 열린 '주요이슈 온라인 브리핑'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산업은행

"소가 살아 있어야 새끼도 낫고 키우지, 소가 죽고 나면 뭐가 생기겠습니까?"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30일 열린 '주요이슈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한공의 기업결합 심사 지연과 관련해 이같이 비유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면서 산업은행이 중심이 돼 진행한 항공 통합 일정도 밀리고 있다. 이동걸 회장은 이날도 공정거래위원회를 향해 조속한 심사를 요청하며 압박을 이어갔다.

앞서 이동걸 회장은 지난 9월 브리핑에서도 공정위를 향해 "섭섭하고 유감스럽다"며 "조속히 승인 절차를 밟아주시길 부탁한다"고 읍소한 바 있다.

하지만 2개월이 지난 현재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는 계속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취득 예정 일자를 6월에서 12월 말로 미뤄놨다. 내년 통합 절차를 걸쳐 내후년 통합 항공사를 출범하겠다는 목표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동걸 회장은 이날도 "기업결합으로 빨리 정상화를 해 산업과 기업경쟁력을 회복, 정상적인 기업으로 다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소비자 복지를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기업결합 승인이 완료되지 않아 본격적인 통합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은 항공화물 시장의 호황으로 영업 이익을 내고 있지만 또다시 위기가 발생하면 수익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게 이 회장의 우려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은 영업이익 발생에도 올 3분기 기준 부분 자본잠식률이 11%에 달하고 부채비율이 무려 3668%에 달한다"며 "대한항공도 아시아나항공과 마찬가지로 사정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기업결합 승인은 각국 경쟁당국 소관으로 그 시점을 예상하기는 어렵다"며 "국내 항공산업의 정상화 및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 항공산업 관련 종사자들의 고통 경감을 위해서라도 조속한 기업결합 승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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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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