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공정위 공개비판.."교각살우 우 범치 말길"

서대웅 2021. 11. 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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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얘기 하면 제가 또 공정위에 도전했다고 기사 나올지 모르겠지만, 국익을 위해 '교각살우'(쇠뿔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의 우(愚)를 범치 않았으면 좋겠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30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결합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 심사를 진행 중인 공정위가 조건부 승인을 낼 가능성에 대한 산은 입장을 묻자 이 회장이 내놓은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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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조건부승인 가능성에
"기업 위험해지면 소비자복지 증진 어디서 얻나"
쌍용차 매각진행 에디슨엔 "제3기관 검증받자"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이런 얘기 하면 제가 또 공정위에 도전했다고 기사 나올지 모르겠지만, 국익을 위해 ‘교각살우’(쇠뿔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의 우(愚)를 범치 않았으면 좋겠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30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결합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9월 공개 비판한 데 이어 다시 한번 두 기업에 대한 공정위의 심사 승인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30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산업은행)
이 회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 세계 항공 산업과 관련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하다”며 “그런데 우리나라만 이렇게 뒤처져서 경쟁력을 상실하고 기업이 위험에 처하면, 공정위가 추구하는 소비자 복지 증진은 어디서 생성할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 심사를 진행 중인 공정위가 조건부 승인을 낼 가능성에 대한 산은 입장을 묻자 이 회장이 내놓은 답변이다.

그는 “(공정위가) 나무를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가 살아야 새끼도 낳고 키운다”며 “길게 보고, 전체를 보고, 산업적 맥락에서 같이 고민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독과점을 운운하며 운수권을 축소하는 것은 사업량을 유지하고 (기업) 통합 시너지 창출하는 데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

산은과 한진칼은 지난해 11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발표하고 올해 1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했지만 현재까지 결합 승인이 나지 않았다. 심사가 지연되면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취득 예정일을 올해 말까지 두 차례 걸쳐 미뤘다. 내년 통합 절차를 거쳐 2023년 통합 항공사를 출범하겠다는 목표도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 회장은 “소비자 복지를 위해서도 기업 결합이 빨리 성사돼 기업 경쟁력을 회복 시켜 정상적 기업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다만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께서 언론을 통해 기업결합 계획을 밝혀주신 바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결합을 강력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쌍용자동차 인수를 추진 중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향해서는 ‘제3 기관’을 통해 발전전략 검증을 받아보자고 제안했다. 이 회장은 “산은은 에디슨 측의 쌍용차 발전전략을 제공받은 바 없다”며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의 언론 인터뷰처럼 산은 대출 없이 쌍용차 인수 자금 마련이 가능하다면 그 방법으로 인수하는 게 국가적으로 훨씬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면밀한 사업 타당성이 나오기도 전에 (쌍용차) 정상화에 대한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것은 생존 가능성을 가리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전기차 사업은 대규모 인내 작업이 필요하고, 유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전사적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분야”라며 “한계 상황부터 개척해야 하는 쌍용차 입장에선 불확실성이 매우 큰 사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에디슨 구상을 에디슨 측의 쌍용차 발전전략 구상을 제3의 기관 검증을 해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기업 매각 및 구조조정과 관련해 노동조합과 시민단체의 반대가 “무분별하다”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반대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나 노조, 지역 시민단체의 무분별한 매각 만대, 구조조정 반대는 국가 경제 전체적으로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며 “머리를 맞대 최선을 결과를 얻어내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산적 협의를 하면서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서대웅 (sdw61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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