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트위터 CEO 오른 인도 출신 37세 빅데이터 전문가 아그라왈

이용성 기자 2021. 11. 3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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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 취득
MS·야후 거쳐 2011년 트위터 광고부문 엔지니어로 이직
잭 도시 "우리 사업에 깊이 관여했고, 나보다 나았다"

트위터의 창업자 잭 도시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후임으로 낙점 받은 퍼라그 아그라왈 현 최고기술책임자(CTO)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37세에 불과한 아그라왈은 인도 뭄바이에서 태어난 인도계 미국인이다. 정식으로 CEO에 취임하게 되면 뉴욕증시 S&P500 지수에 포함된 주요 기업 CEO 가운데 가장 어린 나이로 기록될 전망이다.

잭 도시에 이어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에 지명된 퍼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캡처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인종은 인도계다. 구글·애플·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에서 인도계 직원 비중은 전체의 30% 정도로 알려졌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어도비의 샨타누 나라옌, IBM의 아르비드 크리슈나, 마이크론의 산제이 메로트라 등 주요 ‘빅테크’ 기업 CEO 중에도 인도계가 많다.

아그라왈은 인도 최고의 명문대로 꼽히는 인도 공과대학(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컴퓨터 과학 및 공학을 전공했다. 2005년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 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야후 등에 몸담았고, 2011년 트위터 광고 부문에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빅데이터 전문가인 그는 수천만 명으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트위터에 꼭 필요한 인재였다. 특히, 그는 인공지능(AI) 기반 머신 러닝 모델을 광고 및 타임라인에 적용해 회사의 실적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 현재 트위터에서 사용자가 관심 있는 글을 추천하거나 원하는 상품 광고를 띄우는 알고리즘도 그의 손을 거쳐 탄생한 것이다.

도시는 사임을 알리는 이메일에서 아그라왈에 대해 “요구사항도 많지만 호기심이 많고 합리적이며 창의적인 동시에 자신을 잘 알고 있으며 겸손하다”고 표현하면서 “아그라왈의 지난 10년간의 작업은 혁신적이었다”며 “그는 엔지니어로서 우리의 사업에 대해 깊게 관여했고, 나보다 더 나았다”고 추켜세웠다.

트위터 AI팀에서 근무했던 케빈 쿼네슨은 “아그라왈은 실용적인 사람”이라면서 “초창기 엔지니어 중 한 명인 그는 지난 10년 동안 강력한 내부 관계를 다지는 데 기여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위터를 이끌게 된 그의 앞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새로운 사업을 통해 트위터의 실적을 끌어올려야 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5년 도시가 복귀한 뒤 사임할 때까지 약 6년 간 트위터의 연간 매출 상슝를은 68%였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같은 기간 메타(옛 페이스북)의 매출이 4배 이상 늘어난 것에 비하면 만족하기 어려운 결과다.

이에 따라 올 초 트위터는 신규 제품 개발과 구독 서비스 등을 통해 연간 수익을 2020년 기록한 37억 달러(약 4조4000억원)에서 2023년까지 75억달러(약 8조9130억원)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일일 활성 이용자 수도 2019년 4분기에 발표한 1억5200만명에서 2023년 4분기까지 3억1500만명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전(前)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금지해 정치적 압박을 받는 상황도 풀어나가야 한다. 아그라왈은 “최근 우리는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략을 개선했고, 새 전략이 옳다고 믿는다”라고 취임 소감을 남겼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새 전략을 실행하고 결과(실적)를 내는 것”이라면서 “이것이 트위터가 고객, 주주에게 최선을 다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도시는 29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트위터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는 “창업자 중심의 회사는 여러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트위터는 이제 창업자를 떠날 준비가 됐기에 (내가)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슬프지만, 또 행복하다”며 “이 정도 레벨의 회사가 되는 건 정말 쉽지 않고, 자신의 자존심보다 회사를 택하는 창업자는 많지 않다”고 했다.

구체적인 사임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표적인 비트코인 신봉자인 도시가 앞으로 핀테크업체 스퀘어에 집중하려는 포석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도시는 트위터와 핀테크 업체인 스퀘어 2곳의 CEO를 맡고 있다. 스퀘어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활용에 적극적인 서비스다. 지난 11월에는 비트코인 탈중앙화 거래소 설립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도시는 2006년 트위터 출범 직후 CEO를 맡았지만 2008년 경영 스타일에 대한 우려 등으로 해고됐다가 2015년 CEO직에 복귀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도시는 성명 발표 후 곧바로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지만 2022년 5월께 열리는 주주총회까지는 이사회의 일원으로 남아있을 예정이다.

도시는 2006년 비즈 스톤, 에반 윌리암스, 노아 글래스와 함께 트위터를 창업했다. 2008년까지 CEO로 재직하다가 사내 권력 다툼에 밀려났다. 트위터가 업계 경쟁 심화 등으로 풍전등화 신세에 몰리자 2015년 잭 도시는 다시 트위터 CEO로 복귀했다.

그가 트위터로 복귀한 뒤 트위터 주가는 지금까지 85% 상승했다. 트위터의 올 3분기 기준 일일 활성 사용자는 2억1100만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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