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쌍용차 전기차 전환, 불확실성 커..제3의 기관에 검증 필요"

박기호 기자,송상현 기자 2021. 11. 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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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 판정 나면 돈을 넣어봐야 회생 불가능"..사실상 금융지원 불가 시사
공정위 향해 "국익 위해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30일 산은의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 = KDB산업은행) © 뉴스1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송상현 기자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쌍용자동차 인수 후 전기차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우선협상대상자 에디슨모터스의 사업 계획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며 제3의 기관을 통해 발전 전략을 검증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검증 결과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오면 에디슨모터스가 발전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회생계획안의 인가는 법원이 결정할 일이지만 발전 전략이 제3의 기관을 통해 불가능하다는 판정이 나면 (쌍용차에) 돈을 넣어봐야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것이기에 전략을 다시 짜든지 (인수를) 포기하든지 둘 중 하나로 귀결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산업은행의 지원을 원한다면 지속 가능한 사업 계획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고 계획 없이는 지원이 힘들다고 재차 강조했다. 쌍용차 공장 등을 통한 담보로 지원을 해주는 방안에 대해선 “큰 의미가 없다. 자금 지원을 보완하는 수단이고 부차적인 의미일 뿐 담보가 있다고 지원하는 것이 아니고 회생 가능성을 보고 (지원) 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위한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해선 긍정적인 결과 도출을 기대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국익을 위한 결론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 “쌍용차, 전기차로 전환해 더 큰 어려움 겪을 수 있어”

이 회장은 30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한 ‘주요 이슈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전기차 사업은 인내와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데 한계 상황부터 개척해야 하는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 입장에선 불확실성이 매우 큰 사업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에디슨모터스 측이 쌍용차 인수를 완료하지 않았고 공식적인 자금 지원 요청도, 계획에 대한 문건도 전달을 받은 것이 없다”며 “사업계획을 평가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회사들이 전기차의 핵심 경쟁력 강화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하겠다고 하고 있는데 에디슨모터스가 500억원 수준으로 차량 개발이 가능하고 내년부터 10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해 매출로 이어질지 의문이 간다”고 했다. 그는 “시장에서 여러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공신력 있는 제3의 기관에 재무, 기술의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평가를 받아보라는 조언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쌍용차가 과거에도 어려움을 겪었는데 전기차로 전환해서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재차 우려의 시각을 드러내면서 “자금, 기술, 비전, 관리경영 능력 등이 검증돼야 하고 이게 불가능하다면 시장 설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산업은행의 대출 없이 쌍용차 인수와 운영자금 마련이 가능하다고 한 사실은 상기시키며 “그 방법을 통해 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볼 때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고도 했다.

에디슨모터스 측에 대한 불편한 심정도 토로했다. 그는 “면밀한 사업 타당성 점검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정상화에 대한 장밋빛 미래를 전망하면서 정책금융기관의 지원 당위성을 언론 등을 통해 주장하는 것은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가리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 “대우조선해양·현대重 기업결합 심사 무산 시 후속 조치”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기업결합 심사가 재개됐지만 일각에서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선 “심사 중이기에 결과를 예단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내년 1월까지는 기다려달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이런저런 전망을 하면서 플랜A와 B, C, D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심사) 무산 시에는 이해관계자와 긴밀히 협의해서 후속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작업과 관련해선 “현재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한 각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 중”이라며 “조속하게 심사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항공산업에) 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9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위한 기업결합 심사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공정위를 향해 유감의 뜻을 밝혔던 이 회장은 당시 발언에 대해 “하소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언론을 통해 기업결합 심사를 신속하게 한 것은 다행이고 긍정적인 결과 도출을 강력히 희망한다”고 했다.

다만 공정위가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운수권 재배분을 포함해 조건부 승인을 내릴 가능성도 있어 노조의 반발이 예상된다. 인력 축소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에 대한 고용 유지는 투자 합의서에 명시됐다”며 “고용유지 합의를 위반하면 산업은행은 합의서에 의거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고 (위반하면)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공정위를 향해 “일자리를 보장하기 위한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회복이라는 통합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기대한다”며 “기업이 망하면 소비자의 복지 증진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국익을 위해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강력한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두산그룹의 구조조정과 관련해선 “두산건설 매각은 재무구조 개선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고 추가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1조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것이라고 채권단에 전달해왔는데 외부기관의 재무 진단을 거쳐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관련 부처와 협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친환경 기술에 집중해달라”고 촉구했다.

대우건설 매각 시기에 대해선 “KDB인베스트먼트와 중흥건설의 협상에 따라 유동적이고 협상의 변수가 있어서 늦어질 수는 있지만 12월 중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HMM 공동경영 종료와 단계적 지분 매각 여부에 대해선 “올해 말까지 (한국해양진흥공사와의) 공동관리가 끝나고 내년부터 해진공이 전담해서 관리하게 돼 있고 그 방안에 대해 정부와 유관부서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진공의 관리 능력도 키워야 하고 단계적으로 저희가 손을 떼야 하는데 구체적인 방안은 부처와 협의할 것이고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HMM의 경쟁력 향상과 관련해선 “선대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친환경 선박, IT 시스템 구축 등이 필요하다”며 “저희의 1차 구조조정은 성공적으로 됐고 앞으로 HMM이 긴장을 늦추지 말고 글로벌 선사로서의 경쟁력을 유지할 것인지 노력할 때”라고 말했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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