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섭 세종연구소 부소장 "전작권 전환 시한 정해야"
[경향신문]
한·미 양국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한을 정하고, 지휘체계도 현 연합사령부 형태가 아니라 양국군이 작전권을 독자 행사하는 병렬형이 이상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세종연구소 김정섭 연구위원(부소장·사진)은 30일 세종연구소 주최 ‘미래 국방정책방향’ 세미나 발표문에서 “미국과 새 합의를 통해 병렬형 지휘체계를 지향하는 명실상부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며 “방식도 조건이 아니라 시기를 특정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전작권 전환 뒤에는 “지휘체계를 참여정부가 추진했던 모습대로 병렬형으로 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면서 “지금처럼 연합사를 유지한 상태에서 사령관만 한국군 장성이 맡아서는 전환 취지를 살린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작권 환수 후 지휘체계는 ‘한국군이 주도하고 미군이 지원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연합사 유지 시 비대칭적 동맹 특성을 고려할 때 한국군 연합사령관이 얼마나 미군 전력을 장악하며 지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면서 “미 증원군이 주축이 되고 미군 장성이 사령관을 맡게 될 해·공군 구성군사령부의 경우 단순히 한국 측 사령관의 지시로 운용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병렬형 지휘체계의 장점 중 하나로 “군사주권을 완전히 행사하지 못한다며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만 상대하려 했던 북한의 억지 주장을 차단하는 효과도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무현 정부가 추진했던 병렬형 지휘체계는 전작권 전환 후 한미연합사를 해체하되 한국은 합동참모본부, 미국은 한국사령부를 통해 자국군 작전통제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한·미는 군사협조기구를 통해 연합작전을 하게 되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영 연합군이 택했던 방식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병렬형 지휘체계가 작전 효율성이 떨어지고 즉각 정보공유와 상황판단이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로 폐기했다. 이후 현 체제 유지를 유지하되, 전작권 전환 뒤 미래연합사에서는 지금과 달리 사령관은 한국군 장성이, 부사령관은 미군 장성이 맡기로 했다.
김 위원은 또 전작권 전환 조건의 충족을 기다릴 게 아니라 시한을 정해서 논의하는 게 좋다고 제안했다. 그는 “조건 기초 방식은 미 정책 의도나 코로나19의 연합연습 영향 등 외부 조건에 취약하고, 차기 정부가 전환을 강력히 추진하더라도 (조건 관련) 불확실성을 통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현실적으로) 현 전환 방식을 유지한다면 최소한 조건과 검증 방식에 대해 합리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며 “연합사체제 내에서 한국군 역할 증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 국방장관은 내달 2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전작권 전환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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