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을 아들 취급"..이재명 측, '이수정 검사 아들' 소환

박지혜 2021. 11. 3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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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조카 살인사건’ 변호를 비판한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경기대 교수에 대해 민주당이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남영희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30일 오후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된 이수정 교수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반대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선대위에 합류하게 된 것은 ‘이준석 당 대표 패싱’이 확실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일각에선 2030 이대남(20대 남성)들의 반감을 사게 될 것이라는 이 대표의 걱정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대학 동기인 이 교수 남편 이은재 변호사와 현직 검사인 30대 아들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혹여 아들의 앞날을 위해 이 교수가 선대위에 이름을 올렸다면 극성스런 헬리콥터맘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거다. 윤 후보의 정실 인사 비판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헬리콥터맘’은 아이가 성장해 대학에 들어가거나 사회생활을 하게 돼도 헬리콥터처럼 아이 주변을 맴돌면서 온갖 일에 참견하는 엄마를 일컫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 (사진=뉴시스, 이데일리DB)
남 대변인은 “이 교수가 공동선대위원장을 수락하며 느닷없이 이재명 후보 조카 변론을 문제 삼은 것은 감추고 싶은 자신의 심리는 반영한 것은 아닐런지”라며 “연락 두절 중인 이 대표의 마음을 달래고자 한 발언으로 ‘나도 30대 아들이 있어 안다’고 했다고 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 교수를 향해 “범죄 심리학만 연구해서 일반인과의 공감 능력은 떨어지는 것인가?”라며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인지, 당 대표를 아들 취급해도 되는 것인지 그저 놀라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 이 후보의 조카 살인사건 변호 과정에서 ‘심신미약’이라는 논리를 쓴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심신미약의 이유가 사실은 중증정신병이면 충분히 주장할 수 있으나 조현병 등이 아니고 충동조절장애라는 사실은 공식적인 진단명이 아니다”라며 “(이 후보가 변호를 맡은) 1건은 심신미약을 주장했고, 그다음 건은 심지어 음주감경을 심신미약을 주장했는데 지난 십수 년 동안 제가 심신미약의 이유로 여성을 끔찍하게 계획 살인하는 일들이 인정되어선 안 된다고 호소해왔다”고 설명했다.

‘변호사가 살인자라도 변호해주는 게 직업윤리상 맞는 것 아닌가’라는 반론에 이 교수는 “다 맞는 말이고 가난한 조카가 살인을 저질렀으면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하나 그게 문제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심신미약이라는 변론 과정으로) 그건 변호사의 머릿속에서 나온 논리”라고 덧붙였다.

사진=남영희 대변인 페이스북
한편, 이 교수는 자신의 영입을 반대한 이 대표를 만나서 설득할 생각이 있는지 묻자, “물론이다. 저한테도 30대 아들이 있다. 그분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성장했는지 제가 옆에서 너무 잘 봤지 않겠는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최근에 20, 30대 남성들이 경쟁에서 공평하지 못하다고 생각할 만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고쳐야 할 것이고, 과한 부분은 정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인연이 없던 윤 후보가 직접 연락해 영입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특히 “여성 정책, 약자를 위한 정책 등 윤 후보 공약에 공백이 보였다”며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청년 정책 안에 모든 게 녹아들어 가 있더라. 그런데 그 안에 보호수용법도 있고 전자발찌를 평생 채우겠다는 법도 있고, 그게 어떻게 청년정책인지 잘 모르겠다”며 “그러다 보니까 성폭력 무고죄부터 현장에서 어떤 종류의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지, 누군가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교수는 “윤 후보의 공약집을 다 보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서 제가 잘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7월 미래통합당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에 합류했고, 4·7 재보선 때엔 경선준비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당시에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 교수의 남편이 대형 로펌 변호사고, 아들이 검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통합당 합류는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비방이 이어졌다.

이 교수는 자신을 향한 이러한 신상 공격에 대해 “부조리한 일이 온라인상 익명성을 통해 일어나고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제가 막상 피해자가 되어 보니 더더욱 피해자의 심정을 이해하게 됐다”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만든 계기가 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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