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D 앞뒀는데..삼성-LG 'OLED 동맹설' 왜 또 나오나

신중섭 2021. 11. 3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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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30일 QD OLED 양산 시작
삼성전자, CES 2022서 OLED TV 첫선
'삼성-LGD' OLED 패널 공급계약설 재점화
QD OLED 초기 생산능력 문제 원인 꼽혀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삼성전자(005930)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내년 1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인 ‘CES 2022’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이런 가운데 올해 상반기 업계를 들썩거리게 했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034220)와의 OLED 패널 공급 계약설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은 LG디스플레이와의 공급 계약설에 거듭 선을 긋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30일 양산에 들어간 ‘QD 디스플레이’의 구조(사진=삼성디스플레이)
QD 디스플레이 양산 시작…삼성, OLED TV 새 경쟁자로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아산캠퍼스에서 출하 기념식을 열고 QD 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했다. 지난 2019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QD 디스플레이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투자를 공식화한 지 약 2년 만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 디스플레이’는 OLED에 양자점(퀀텀닷·QD)을 적용한 컬러 필터가 쓰였다고 해서 ‘QD OLED’로 불리기도 한다. 백색 소자를 발광원으로 쓰는 LG디스플레이의 WOLED(White OLED)와는 다르게 청색 소자를 발광원으로 사용한 것이 큰 특징이다. 색재현력과 명암비, 시야각, 기술 확장성 등이 QD-OLED의 장점으로 꼽힌다. QD 디스플레이는 이 부회장 가석방 이후 발표된 삼성의 240조원 투자 계획에서도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꼽혔을 만큼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삼성전자가 해당 패널을 탑재한 TV를 제조, OLED TV 시장에 진출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탑재한 TV를 주력으로 판매 중이다. 마이크로 LED와 같은 차세대 TV를 내놓긴 했지만 OLED 시장에 대해선 진출 의사가 없다며 거듭 선을 그어 왔다. 자사의 QLED TV가 경쟁사의 OLED TV보다 낫다는 자신감도 수차례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2’와 이에 앞서 열리는 TV판 언팩 행사 ‘삼성 퍼스트룩’에서 QD OLED TV를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 세계에서 OLED TV를 제조하고 있는 업체는 LG전자를 비롯해 총 20곳이며 삼성의 참전으로 OLED TV 시장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시장 달군 ‘삼성-LG OLED 동맹설’ 다시 수면 위로

다만 삼성전자의 OLED TV 공개를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동맹설이 재점화 되고 있다. 외신과 업계 일각에서 삼성전자가 QD OLED 패널과 함께 LG디스플레이의 WOLED 패널 또한 공급받아 ‘투 트랙’으로 OLED TV를 생산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공급 계약설은 이미 올해 상반기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다. 코로나19 수요로 LCD 패널 가격이 1년 새 2배 가까이 폭등하면서 LCD TV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진 데다, 급속도로 확대되는 OLED TV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삼성이 LG디스플레이와 손을 잡고 OLED TV를 내놓는다는 소문이었다. 당시 시점으론 전 세계에서 LG디스플레이만이 사실상 유일하게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하고 있었기 때문에 삼성이 OLED TV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LG디스플레이와 손잡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해 안에 삼성디스플레이의 QD OLED가 양산된다는 점, 삼성과 LG는 기술경쟁을 하는 대표 라이벌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시각도 존재했다. 무엇보다 삼성은 그간 LG의 WOLED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결국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와의 공급 계약설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동맹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업계는 삼성과 LG의 OLED 동맹설이 다시 한 번 불거진 이유로 QD OLED 패널의 수율·생산량 문제를 꼽는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 디스플레이 생산능력은 8.5세대(2.2×2.5m) 원장 기준 월 3만 장으로 55인치와 65인치 TV 약 100만대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연간 100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LG디스플레이와 비교하면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양산 초기 낮은 수율과 또 다른 TV 제조사인 소니 물량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몫은 50만대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선 수율 개선과 증설이 필요하지만, 시장이 개척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증설할 수도 없고 증설에 나선다 하더라도 연 단위의 시간이 소요된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다른 OLED 패널을 추가로 공급받지 않는 한 수년간 OLED TV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기 어려운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삼성전자가 OLED TV 제조 물량을 확대하려 한다면 나머지 대형 OLED 패널 업체인 LG디스플레이와 손을 잡는 것 말곤 대안이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LG디스플레이와의 공급 계약 논의에 선을 긋고 있다. 특히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인 네오 QLED 등 QLED TV 성장세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매출 비중이 증가해 OLED TV 시장에 대해서는 아직 미온적인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와의 OLED 패널 공급 계약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신중섭 (doto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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