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설마 했는데.. 코스피 2839, 오미크론 공포에 연중 최저치 깨졌다
"국내 증시, 금리 인상 영향에 오미크론 악재까지"
"다음 주까지는 회복 어려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공포가 전 세계 금융 시장을 뒤덮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된 이 바이러스는 유럽 전역에 급속도로 확산되며 공포감을 키우고 있다.
30일 우리 증시도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70.31포인트(2.42%) 급락하며 투자자들을 패닉에 빠뜨렸다. 지난해 12월 29일(2820.51) 이후 최저치인 2839.01까지 내렸다.
우리 증시는 앞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코로나19 확진자의 급증으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던 상황에서 추가 악재를 만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다음 주까지 오미크론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 코스피지수가 반등에 성공할 확률이 낮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오후 3시 15분 2822.73까지 내리며 전날 대비 3%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지만, 장 종료 직전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를 늘리며 낙폭을 소폭 줄였다.
증시 급락은 국내·외 기관의 현·선물 매도세가 주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200 현물 1438억원과 선물 329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선물을 대량 매도하자, 선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를 국내 금융투자 등 기관이 매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기관은 이날 코스피200 선물을 8263억원어치 사들였다. 국내 기관은 선물을 매수하는 대신 가격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을 피하고자 현물을 대량 매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국내 기관은 총 6351억원어치의 현물을 순매도하며 외국계 기관과 함께 하락장을 쌍끌이했다.
국내·외 기관의 매도세는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2차 전지 관련주에 특히 집중됐다. 외국계 기관은 현대차(005380)를 470억원어치, 삼성전자우(005935)를 360억원어치 팔았다. SK텔레콤(017670), LG화학(051910), LG전자(066570),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도 외국인 순매도액이 큰 종목이다.
국내 기관은 삼성전자(005930)를 2051억원어치 팔았다. 그 외에 SK스퀘어, 크래프톤(259960), 삼성SDI(006400), NAVER(035420),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 등이 국내 기관 순매도액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피지수뿐 아니라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26.71포인트(2.69%) 급락한 965.63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장 초반부터 외국인의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이후 개인까지 매도세로 돌아서며 지수 하락폭을 키웠다. 이날 개인과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29억원, 951억원을 순매도했다. 국내 기관 홀로 1042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도 대체로 하락 마감했다. 1위 업체인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는 전날보다 2.76% 하락했다. 게임과 방송 관련주들도 급락했다. 카카오게임즈(293490)와 위메이드(112040)가 각각 4.09%, 3.05% 하락했고, JYP Ent.(035900)와 에스엠(041510)도 3% 넘게 하락 마감했다.
진단키트 관련주는 장 초반 고전했으나 오후 들어 소폭 반등했다. 씨젠(096530)은 전날보다 0.93% 상승했고, 장중 8%대까지 하락했던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는 반등에 성공해 전날보다 1.92%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내 증시 급락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스 알파벳 15번째 글자를 따 명명된 이 변종 바이러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발해 유럽 전역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미국을 넘어 홍콩까지 상륙하며 아시아를 위협하고 있다.
29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포르투갈 보건당국은 이날 수도 리스본의 벨레넨세스 축구 클럽에서 선수와 직원을 포함한 1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포르투갈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88%에 달했던 만큼, 오미크론 변이에 방역 체계가 무너졌다는 소식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네덜란드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입국한 승객 61명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중 한 부부는 호텔에서 사흘 간 격리한 뒤 스페인으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공항당국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 있는 그레고리오 마라뇬 병원에서는 남아공에서 도착한 여행객 한 명이 오미크론 변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스웨덴도 남아공에서 입국한 여행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진단 검사에서 첫 오미크론 변이 확진 사례가 나왔다.
미국 중앙은행도 오미크론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 시각)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 출석에 앞서 배포한 서면 답변을 통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이 고용과 경제 활동에 하방 위험을 제기한다”며 “인플레이션 불확실성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도 오미크론의 확산에 대비해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예정했던 ‘2단계 일상 회복’ 전환을 유보하고 4주 간 ‘특별 방역 대책’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청와대 여민관에서 코로나19 대응 특별 방역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또 다른 고비를 맞고 있다”며 “어느 때보다 큰 경각심과 단합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주식시장은 오미크론의 위협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 중 홍콩과 함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홍콩항셍지수는 오후 2시 45분(현지 시각) 전날보다 2.22% 내린 2만3323.82를 기록하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0.076% 하락하는 데 그치고 있으며, 일본 니케이225는 1.63% 하락하고 있다. 대만 가권지수는 0.58% 상승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글로벌 금융 시장이 대부분 오미크론과 관련된 불확실성에 노출돼있는 만큼 우리 증시만 급락할 수는 없다”며 “다만, 우리나라는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되기 전부터 이미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영향을 받아왔으며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었고,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영향까지 받으며 주가지수의 하방 압력이 큰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당분간 국내 증시가 의미 있는 반등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동절기에 접어들며 코로나19의 확산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며,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나 백신 효과 등의 연구 결과는 2주 뒤에나 나올 것”이라며 다음 주까지는 국내 증시의 반등을 저지하는 불확실성이 상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암호화폐들의 시세는 혼조세를 띠고 있다. 코인마켓캡에서 오후 3시 51분(한국 시간)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75% 내린 5만6419.0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그 외에 솔라나, 카르다노도 하락하고 있다. 반면 이더리움과 바이낸스코인, 테더는 상승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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