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자율주행요? 소프트웨어 경쟁력 키워야 성공하죠"

김경원 현대자동차그룹 연구개발기술전략팀장

“올해 대회는 여러모로 특별한 의의가 있습니다.”
김경원 현대자동차그룹 연구개발기술전략팀장(사진)은 이 같이 말문을 열며 ‘2021 자율주행 챌린지’를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29일 서울시와 공동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대학생 대상 자율주행 경진 대회인 ‘2021 자율주행 챌린지’ 본선을 서울시 상암동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 일원에서 개최했다.

이날 열린 ‘자율주행 챌린지’는 현대차그룹이 2010년부터 진행해온 ‘대학생 자율주행차 경진대회’가 이름을 바꾼 것으로 실제 도심 교통환경에서의 자율주행 기술 연구 활성화를 위해 현대차그룹과 서울시가 공동으로 대회를 열었다.

김 팀장에 따르면 이전 대회와 다른 점은 크게 3가지다. 먼저 과거엔 내연기관차로 자율주행차를 만들었지만 올해는 전기차인 ‘니로EV’로 자율주행기술을 구현했다.

두 번째는 실제 도로에서 처음 주행한 점이다. 김 팀장은 “서울 상암동은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로서 이날 대회는 4km 구간에서 진행됐다”며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차 관련 MOU를 맺은 덕분에 도로 통제 등 여러 지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특징은 본선에 진출한 자율주행차가 각자 주행한 것이 아니라 자동차 경주처럼 한꺼번에 출발한 점이다.

그는 “지난 1~5회 대회는 차 한 대씩 정해진 코스를 돌아 속도와 시간을 측정했다”며 “이번엔 자율주행차 6대가 함께 출발해서 경쟁한 점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무엇보다 ‘소프트웨어 역량’을 키우는 데 주안점을 뒀다. 그동안 다양한 하드웨어 시나리오를 세우는 데 집중했지만 앞으로는 같은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보다 완성도 높은 자율주행을 구현해야해서다.

이번 본선을 위해 지난 3월에는 상암지구의 도로나 건물배치를 디지털 모델로 만들고 니로EV도 디지털화해 버추얼 예선을 진행했다. 총 23개 대학이 참가했고 최종 6개 대학이 이날 경합을 벌였다.

센서 등 하드웨어의 발전에 따라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이 대회 승부를 가를 수 있는 만큼 실제 참가 팀들은 알고리즘 개발에 집중했다. 현대차그룹은 6개 대학에 니로EV와 함께 센서 등 하드웨어 구입비를 지원했다.

김 팀장은 “2017년 우승팀의 자율주행 센서만 해도 굉장히 많이 장착됐고 구조도 복잡했다”며 “하지만 이번에 참가한 팀들은 상당히 간소화됐고 설치 위치도 다양화된 게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어떤 방식의 알고리즘을 구축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짧은 시간에 경쟁하면서 안전하게 주행하는 게 결국 기술력을 가늠하는 척도”라고 덧붙였다.

이날 대회 도중 참가 차가 갑자기 휘청이는 모습을 보이자 근처에 있던 다른 참가 차가 스스로 회피하는 모습도 보였다.

자율주행 챌린지는 도심에서 처음 열린 자율주행 기술 경진대회다. /사진=박찬규 기자

마지막으로 그는 C-ITS(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팀장은 “C-ITS는 대회에 참가한 자율주행차들과 서로 통신하며 많은 도움을 준다”며 “신호등과 통신하며 신호가 바뀔 것으로 정보를 받았기 때문에 신호가 바뀌기 전에 미리 반응하게 되는데 한참 미리 서는 차가 있고 정지선에 가까이 서는 차가 있고 그것이 결국 역량”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지원은 똑같이 해주는데 하드웨어 구성을 어떻게 하고 소프트웨어로 문제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이번 행사의 관건”이라고 정리했다.

이날 챌린지는 치열한 접전 끝에 카이스트 KI-Robotics팀(11분27초)이 우승, 충북대(13분31초)가 준우승, 인천대(14분19초)가 3등에 올랐다. 이어 ▲4등 인하대 ▲5등 성균관대 ▲6등 계명대 순으로 입상했다.

우승팀은 상금 1억원과 북미 견학, 준우승팀에게는 상금 5000만원과 중국 견학 기회가 주어진다. 3등엔 상금 3000만원, 4등 상금 1000만원, 5등과 6등팀엔 상금 500만원 등이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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