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2012년 이후 최저..내년 전세 가격 크게 오를수도
작년 주택임대차법 개정 후 전세 매물이 감소하며 전셋값이 급등했지만, 올해 매매가격이 더 큰 폭으로 오르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이 201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57.2%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2012년 12월(57.2%) 이후 최저치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올해 1월 58.5%로 출발한 이후 매달 조금씩 하락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 서울의 전세가율은 71.5%에 달했다. 전세가율이 이렇게 가파른 속도로 떨어진 것은 아파트 전세가격에 비해 매매가격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2017년 5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3.2% 오른 반면, 전셋값은 0.9% 오르는 데 그쳤다.
전세가율 하락에 제동이 걸린 것은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2+2년)을 담은 주택임대차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전세 매물이 급감했고, 가격은 급등했다. 작년 초 57.2%였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12월 58.4%로 올랐다. 관악(68.3%), 중랑(67%), 성북(66%), 중구(65.6%), 강북(64.7%) 등은 전세가율이 60%대 중반까지 올랐다. 이렇게 전세가율이 높아진 지역을 중심으로 갭 투자(전세 낀 매매) 수요가 몰리면서 올해 들어 매매가격이 급격히 올랐고, 전세가율은 떨어졌다.
보통 세를 내놓는 집주인은 매매가를 기준으로 적정 전세 호가(呼價)를 판단하기 때문에 앞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더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내년 8월 이후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한 2년의 추가 계약이 끝나는 세입자의 전세 수요가 몰리기 때문에 전셋값이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전세 시장 불안이 재연될 우려가 큰 만큼, 전세 매물을 늘릴 수 있는 단기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