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 의장의 경고 "오미크론, 美 고용·경제에 충격 위험"

골드만삭스 "최악의 경우 내년 1분기 세계 경제 성장률 4.5%에서 2%로 주저앉을 수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AFP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오미크론’ 변이가 미국 경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29일(현지 시각) 상원 은행위원회 출석에 앞서 전달한 서면 답변을 통해 “최근 코로나 확진자 증가와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은 고용과 경제 활동에 하방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미 불확실한 인플레이션 전망도 더 혼란스러워졌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 사태에 대해 다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사람들의 근로 의욕이 꺾일 수 있다”며 “그에 따라 고용 시장 안정이 지연되고 공급망 혼란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최근의 가파른 물가 상승세에 대해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공급망 혼란이 언제까지 지속되고 파급력이 어디까지 미칠 지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며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들이 내년에도 남아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필품 가격 상승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연준은 경제와 고용 회복을 위해 헌신하면서도 인플레이션 문제가 계속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내고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빠르게 확산하는 가장 부정적 시나리오의 경우 내년 1분기 세계 경제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 4.5%보다 2.5%포인트 낮은 2%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런 나쁜 시나리오의 경우 내년 연간 세계 경제 성장률도 기존 전망치 4.6%보다 낮은 4.2%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오미크론에 대해 지나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도이체방크가 시장 참여자 153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오미크론을 중대 사건으로 생각한다는 대답은 응답자의 10%에 그쳤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오미크론의 출현으로 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미국의 가계와 기업 상황이 양호하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오미크론)의 확산은 우려의 원인이긴 하지만 패닉의 원인은 아니다”며 “현재로서는 어떠한 봉쇄 정책도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처럼 시장을 달래자 이날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주식시장이 반등에 성공하며 충격을 이겨내는 흐름을 보였다. 이날 다우존스지수(0.68%), S&P500(1.32%), 나스닥(1.88%) 등 미국 3대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 앞서 폐장한 유럽 증시에서도 영국(0.94%), 독일(0.16%), 프랑스(0.54%)가 모두 오름세를 보이며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