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다시 갈라진 당원들'·野 '이준석 패싱 내홍'..李·尹 모두 '내전'
윤석열·이준석 갈등 최고조..이준석, 오늘 공식일정 취소
(서울=뉴스1) 이철 기자,박기범 기자,정재민 기자 = 대통령 선거를 100일가량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내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선 후보 선출 후 두 달 가까이 지났음에도 당내 지지자 간 갈등을 좀처럼 봉합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 패싱' 논란으로 이 대표가 30일 공식 일정을 취소하면서 윤석열 대선 후보 측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낙연 지지자 모인 당원 게시판 중단…"더불어 공산당이냐" 반발
민주당은 현재 홈페이지에서 운영하는 권리당원 게시판을 12월 1일부터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당내 경선이 한창이던 지난 8월 '잠시 멈춤' 기간을 둔 데 이어 게시판 내 당원 간의 분쟁이 또다시 과열되는 양상이 보이자 내린 조치다.
민주당은 실명제, 운영기준 강화 등 게시판 운영 정책을 정비한 뒤 당원 게시판을 다시 열기로 했다.
민주당은 홈페이지 안내문을 통해 "갈수록 과열되는 분쟁과 추가로 발생하는 법적 갈등 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임을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은 현재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하고, 이 후보를 비판하는 당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일부 당원은 최근까지도 대선 후보 교체를 요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게시판 운영 중단 결정에 이용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게시판에는 '공산당이 따로 없다', '더불어독재당', '그렇게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살아라' 등 비판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아울러 이 전 대표 캠프 복지국가비전위원장 출신의 이상이 제주대학교 교수가 당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당원자격 정지 8개월 징계를 받으면서,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의 반발은 더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교수는 SNS를 통해 이 후보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에 대해 "보편적 복지 국가의 길이 아니라 망국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라며 여러 차례 지적해 왔고, 이에 이 교수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인신공격을 했다는 이유로 징계청원서가 접수됐다.
이 교수는 전날(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주도당 윤리심판원 회의 결과'를 올리며 "징계 결과를 통보받고 나서, 저는 이재명 후보와 586운동권 카르텔이 장악한 민주당이 이렇게까지 깊이 병들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 같아서 억울하고 참담한 심경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尹, 충청 일정·이수정 영입 독주…이준석 "그렇다면 여기까지"
국민의힘은 윤 후보 선대위의 '이준석 대표 패싱' 논란이 확산하면서 윤 후보 측과 이 대표 간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9시로 예정된 언론사 포럼 참석 일정을 갑작스럽게 취소했다. 이후 당대표실은 이날 하루 대표의 모든 공식 일정은 취소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29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에 이 대표가 당대표직이나 선대위원장직 사퇴 등을 고심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이 대표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임명을 주장했지만,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거부감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에 임명해 김 전 위원장 합류가 불발됐다.
전날 시작된 윤 후보의 충청 지역 방문 일정과 관련해 이 대표는 하루 전날인 28일에야 언론 보도 이후 일정 동행을 통보받았다고 밝히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여기에 이 대표가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 이수정 경기대 교수를 윤 후보가 공동선대위원장에 선임한 것도 양측간 갈등 확산을 불렀다.
당내에선 이 대표의 입장을 두둔하는 목소리들이 나왔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 선대위 간 불협화음'에 대한 질문에 "당 중앙선대위 구성을 포함, 당이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에게 다가가는 데 있어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비판을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윤 후보가 주도한 선대위 구성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윤 후보 측도 논란에 기름을 부은 충청 일정과 관련해 실무적인 실수가 있었다며 이 대표에게 양해를 구하는 모습이다.
김병준 선대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 나와 윤 후보의 충청 일정과 관련해 "흠이 없지 않았던 것 같다"며 선대위의 실수가 있었다고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 대표의 '그렇다면 여기까지' 언급에 대해 "굉장히 파급력이 큰 메시지"라고 우려하면서 "(선대위와 당대표 간 갈등이) 민망한 일이다. 후보한테도 안 좋고 국민들께도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라고 유감을 나타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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