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속에 펼쳐진 인류의 미래..'앞으로 100년'

송광호 2021. 11. 3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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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불평등·신기술이 미치는 영향 분석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지도는 우리가 폭넓은 통찰과 이해를 향해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여러 도구 중 하나다. 인간은 기원전부터 지도를 통해 세상을 이해했다. 2세기 무렵 프톨레마이오스는 드넓은 세계를 지도 몇 장으로 포착해냈다. 수 세기 동안 항해사들은 별자리와 행성의 위치를 파악하고, 풍향을 관찰하며, 나침반을 해석하는 등 여러 방법을 이용해 목적지로 가는 길을 찾아냈다. 이런 모든 정보는 지도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오늘날에는 3D 구글 지도를 통해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지리학' [동아시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영국 옥스퍼드대 이언 골딘 교수와 안보전문가이자 정치학자인 로버트 머가가 공동으로 집필한 '앞으로 100년'(동아시아)은 100여 장의 지도를 통해 현재의 세계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앞으로 펼쳐질 세계를 예상한 책이다. 저자들은 세계화, 불평등, 신기술 등이 인류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적인 앵글로 분석해 내놓는다. 그 미래는 희망과 절망이 절반쯤 뒤섞여있다.

코로나19가 창궐해 지구를 뒤덮고 있는 현재의 풍경은 암울하다. 바이러스는 사람뿐 아니라 정치와 경제까지 감염시켰다. 지난 40년간 세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구축된 공급망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코로나 발생 수개월 만에 미국 기업 공급망 중 75%는 훼손됐다.

2017년 세계무역 [ⓒUN·동아시아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미국뿐 아니다. 우리나라, 중국, 유럽국가 기업들이 공급 차질 탓에 생산력이 떨어지고, 인플레이션 기세가 심상찮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했던 중국이 멈춰 섰고, 제조업의 또 다른 축인 동남아시아 공장들이 코로나로 문을 닫으면서다.

이 같은 위기는 이미 어느 정도 예견돼 있었다. 세계화가 급격히 전개되면서 선진국의 생산 시설이 중국이나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에 밀집했기 때문이다. 세계화는 부를 증진했지만, 그 혜택이 모두에게 돌아간 건 아니었다.

저자들에 따르면 억만장자 2천150명이 세계 인구의 60%보다 더 많은 부를 소유하게 됐다. 그중에서도 고작 42명이 지구의 극빈층 37억 명보다 더 많은 재산을 소유한다. 수명, 식량 접근권과 범죄 노출률 등 여러 영역에서도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

시리아 난민 흐름 2015년 [ⓒ UNHCR·동아시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극단주의자의 대두, 내전과 분쟁으로 먹고살기 힘들어진 나라에선 이웃 나라로 이민을 떠났다. 약 80%가 넘는 난민과 망명 신청자는 모두 북아메리카, 유럽, 오스트레일리아가 아니라 출신국의 인접국에 산다. 결과적으로, 도망쳐 온 난민을 돌보는 이들은 터키(370만 명), 파키스탄(140만 명), 우간다(120만 명) 등 중·저소득 국가들이다. 이들 국가에는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남수단,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분쟁을 피해서 온 가족들이 거주한다. 이들 대부분은 임시 캠프에서 거주하며 극심한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1850~2018년 연평균 이상기온 [ⓒBerkeley Earth·동아시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책은 이 밖에도 기후 위기, 도시화, 기술, 폭력, 인구, 식량, 교육 등과 관련된 다양한 지도를 제시하며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짚는다.

물론, 비관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삶의 질은 전폭적으로 개선됐다. 평균 기대수명은 지난 50년간 20년이나 증가했다. 과거 이만큼 기대수명이 증가하는 데에는 석기시대부터 20세기 중반까지의 시간이 필요했다.

백신과 항바이러스, 각종 의약품의 개발로 전염병 대처도 가능해졌다. 백신과 항바이러스제가 없다면 코로나바이러스는 수년간, 어쩌면 영원히 계속될 수도 있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또한 기후 위기가 인류를 위협하고 있지만 전기차, 대체에너지 등 탄소 중립을 구현할 다양한 기술이 산업현장 곳곳에서 속속 도입되고 있다.

저자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인류는 극단적 불평등과 감염병 발생부터 정치적 극단주의, 프라이버시를 위협하는 감시, 격렬한 폭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위협에 처해 있다"며 "각각의 위험은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 그 때문에 어렵더라도 이 모든 문제를 동시에 다루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복잡성으로부터 명확성을 도출해내는 한 가지 방법은, 인류의 가장 큰 난제들을 지도에 표시해 보는 것"이라며 "다만 모든 지도는 현실을 완전히 투영하지 않고, 일정한 왜곡이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고 덧붙인다.

추서연 외 옮김. 520쪽. 3만2천원.

책 이미지 [동아시아·재판매 및 DB금지]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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