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 수급 개선 기미.. 국내 완성차업계도 숨통 트일까

박찬규 기자 2021. 11. 3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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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자동차업계에 회복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자동차업계에 회복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차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판매량이 급감했지만 최악의 상황은 넘겼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는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은 저마다 차반도체 해법찾기에 나섰다.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기 위한 조직을 갖추는가 하면 위탁 생산을 위한 파운더리 파트너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포드는 최근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글로벌파운드리와 전략적 협약을 맺고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다고 밝혔다. 반도체 부족 사태로 직접 진출을 선언한 것. 관련업계는 포드가 현재의 반도체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으로 풀이한다.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는 “2022년 상반기에는 반도체 부족에 따른 영향을 계속 보게 될 것”이라며 “다만 연말로 갈수록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존 라울러 포드 CFO도 “2022년까지 이 문제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2023년까지 문제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비관했다.

이날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10월 광공업 생산지수(2015년=100 계절조정)는 전월 대비 1.1% 상승한 90.5를 기록했다. 일본 내 산업생산이 4개월 만에 증가한 것으로 자동차 공업이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이다.

업종별로는 전체 15개 업종 가운데 자동차 공업을 포함한 8개가 상승했다. 일반 승용차와 소형 승용차 등의 생산증대에 따라 자동차 공업이 전월보다 15.4% 증가해 4개월 만에 상승했다. 반도체 제조장치를 비롯한 생산용 기계공업도 견조했다.

닛케이는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 업체들의 재고가 9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만큼 완성차 업체들의 반도체 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경제산업성도 "자동차 등 수송기계 공업에서 만회생산이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용 반도체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의 리어뷰카메라와 모니터. /사진=현대차
하지만 회복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차 반도체 영향을 가장 적게 받은 것으로 평가받는 토요타조차 지난 10월 자동차 생산량이 전년동기 84만5107대 대비 62만7452대에 머물렀다. 미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는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일본 자동차업계의 매출 손실이 약 2100억달러(약 249조3120억원)로 추산했다.

닛산도 반도체 부족 문제가 내년 중순 해소될 것이라고 봤다. 코로나19 여파로 반도체 부족에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입었지만 닛산은 2022년 중반까지 생산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내 완성차업계도 반도체 부족 사태로 타격을 입었다.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차·기아·르노삼성·한국지엠·쌍용차)의 10월 판매실적에 따르면 총 54만8192대로 전년동기 70만5047대보다 2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은 상승세였지만 하반기 들어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 5사의 국내판매는 10만642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3만5495대)보다 21.4% 줄었으며 해외 판매도 22.4% 감소한 44만1768대로 집계됐다.

다만 현대차는 4분기 울산공장 일부에서 주 52시간 이상 근무가 가능한 특별연장근로를 신청했다. 사태 장기화가 예상됨에 따라 부품업체들의 어려움도 커진 만큼 이를 극복하려는 것. 현대차의 올해 1~9월 생산실적은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글로벌 반도체 부품 수급차질로 생산목표 대비 92% 수준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동남아에서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이 심각했으나 상황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며 "반도체 수급 정상화와 맞물리면 최대 생산을 통해 주문적체 해소와 협력사 경영난을 최소화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또다른 변수가 될 가능성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반도체 부족 사태가 '델타 변이'를 예상하지 못해 발생한 것인 만큼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 연말 이후 반도체 생산에 영향을 미쳐 내년 자동차 생산에도 연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당장 반도체 생산량과 재고가 소폭 증가한 것만으로는 수요 증가세를 따라잡기 어려워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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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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