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One] 스위스 공립중학교 진학과정은 어떻게 진행될까
(그뤼에르=뉴스1) 신정숙 통신원 = 올해 스위스의 초등학교 6학년생들은 내년 중학교 입학을 대비한 시험을 치르고 있다. 프리부흐(fribourg) 주의 학생들은 초등 5학년 2학기와 6학년 1학기 성적에 따라 중학교에 진학해서 수업하는 반을 결정한다. 특별한 시험은 없고(칸톤 주는 예외), 초등학교 6년 동안의 학습 능력과 성적에 따라 반이 배정된다.
스위스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그리고 중학교까지 총 11년의 의무 교육이 진행된다. 공립 중학교는 일반반(Classes générales), 기본학습반(Classes à exigences de base EB), 김나지움 예비반(Classes prégymnasiales PG)로 나눠져 있다. 올해 프리부흐 주 교육부에서 배포한 공립중학교 입학 요강에는 이렇게 설명되어 있다.
일반반은 학생들이 중학교 이후에 선택할 교육 과정에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일반적인 지식과 학습 능력을 익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본학습반은 3년의 의무 교육 기간동안 필수 지식과 학습 능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적절한 학습 난이도로 구성하여 탄탄한 기초교육과 학생 개별을 위한 특별 지도를 통해 향후 선택할 직업 세계에 순탄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 김나지움 예비반은 좀 더 높은 학습 능력과 이해를 목표로 점차적으로 높아지는 학습 난이도에 맞춰 꾸준히 따라올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
이와 같은 목표로 3년간의 교육을 마치면 기본학습반 학생들은 바로 직업의 세계(도제교육), 즉 자신들이 선택한 직업의 현장으로 들어가 일주일에 3~4일은 일터에서 직접 실습하고, 1~2일은 학교에서 이론을 배운다. 매년 학기가 끝날 때 시행되는 시험을 통과해야 다음 학년으로 진급할 수 있고 마지막 졸업시험을 통과해야 연방정부가 인정하는 기능공 자격증(CFC, Certificat fédéral de capacité)을 획득할 수 있다. 이 자격증으로 전공 관련 직종 업계에서 정규직으로 바로 일을 할 수 있다.
일반반 학생들의 향후 교육은 좀 더 다양하다. 바로 현장 실습을 요구하는 직업보다는 학교에서 이론을 배운 후에 전문직을 갖는 경우인데, 이들이 갈 수 있는 학교는 기본학습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도제 교육을 선택할 수도 있고, 전문기능직학교(école des métiers, 전기·정보·자동화·기계정비 등을 집중적으로 교육), 사회복지학교(écoles de culture générale, 건강과 사회복지 교육), 상업학교(écoles de commerce, 상업교육)를 선택할 수 있다. 이 과정을 모두 마치고 국가공인기능공자격증(CFC)을 취득해서 직업을 가질 수도 있고, 규정된 과정을 이수하면 전문 직업대학과 일반 대학에도 입학이 가능하다.
김나지움 예비반 학생들은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해서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할 수도 있고, 일반반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교육 과정도 선택할 수 있다. 스위스의 교육제도는 중학교부터 본인의 선택에 따라 학급과 학교 이동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는 것이다. 다소 일찍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부담감도 있지만 중등교육 기간 선택과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선택한 학교가 맞지 않으면 제도에 맞춰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중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의 1학년 교과과정은 김나지움예비반 학생들이 라틴어를 배우는 것 외에는 언어(불어·독어·영어), 수학과 자연과학, 인간과 사회과학(지리·역사·시민권·윤리와 종교), 예술(창작미술·시각미술·음악), 체육, 일반정보학, 추가선택과목으로 되어 있다. 과목 중 수업 시수가 많은 건 불어(국어), 수학, 독어(제2 국어) 순이다. 첫 학년에는 주당 32시간, 2학년엔 33시간, 마지막 3학년에는 34시간의 수업을 한다.
2학년이 되면서 김나지움예비반 학생들은 자신들의 관심 과목을 선택해서 수업을 더 받을 수 있고 다른 과목의 수업은 덜 받는다. 또한 몇몇 과목을 제2 국어인 독어로만 수업하는 이중언어반도 선택할 수 있다.
공식언어가 네 개나 되는 스위스는 초등학교에서 불어(국어), 독어, 영어를 배우기 시작해서 중학교에서도 불어, 독어, 영어 순의 비중으로 수업을 받는다. 학생들은 방학 또는 중학교 3학년을 마친 후 바로 고등학교로 진학하지 않고, 일 년 동안 스위스 독일어권이나 독일로 가 언어를 배우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주로 한 가정의 베이비시터로 상주하면서 일도 하고 일주일에 하루는 언어를 배우러 학원을 가고, 주말이 되면 집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위의 표처럼 스위스 중등교육의 장점이라면 학습 능력에 따라 정해졌더라도 적성에 맞지 않거나 수업 진도를 따라갈 수 없을 경우 등등의 이유로 반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기본학습반을 선택했더라도 일반반과 김나지움 예비반 시험을 통과하면 바꿀 수 있고, 김나지움 예비반에서 기본학습반 또는 일반반으로도 바꿀 수 있다. 이러한 제도는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도 적용되어 적성에 맞지 않은 경우 전환 요건만 충족되면 할 수 있다.
'교과목이 다양하지 않다, 예체능이 뛰어난 아이 또는 영재를 위한 교육이 없다, 너무 일찍 직업 선택을 해야 한다…….'
물론 제도에 불만인 부모들도 있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좋은 점도 있고 미흡하거나 아쉬운 점도 있을 수밖에 없다. 공교육에서 채우지 못하는 부분들은 개인의 몫이다. 그러나 스위스 학부모들은 공교육 제도에 아직까지는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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