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박정민 "짜증 연기 지존? 반성 많이 했다"[EN:인터뷰①]

이민지 2021. 11. 3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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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뉴스엔 이민지 기자]

※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 11월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박정민은 새진리회의 진실에 파고드는 방송국PD 배영재 역을 맡았다. '지옥' 3회 엔딩에 첫 등장해 4회에서 6회까지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박정민은 혼란에 빠진 세상과 새진리회에 대한 냉소적인 모습부터 가족과 아이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까지 다양한 모습을 그려내며 호평을 받고 있다.

- '지옥'이 일주일 넘게 넷플릭스 전세계 TV부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인상적인 연락이나 반응, 개인적인 소감 등이 궁금하다 ▲ 내 주변은 그렇게 많이 연락오지 않는다. 연락이 뜸하던 친구들한테 연락이 좀 왔고 고등학교 때 담임선생님께서 연락을 주셔서 굉장히 힘이 됐다. 사실 엄청나게 체감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기분은 굉장히 좋은데 주변에서 폭발적인 반응이 있는게 아니라 체감이 잘 되지 않는다. 계속 전세계 관객분들께서 많이 봐주시고 작품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는거 보면서 '지옥'이라는 드라마가 지향하는 방향성이 잘 일어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 '지옥'을 통해서 '대한민국 짜증 연기의 지존', '짜증 연기 갑'이라는 댓글이 정말 많더라. 넷플릭스 공식 유튜브에 '짜증연기 모음' 영상도 있었다. ▲ 반성을 많이 했다. 너무 짜증을 냈나 싶기도 하다. 그래서 집에서 비영재라는 인물을 어떻게 다르게 표현해볼 수 있었을까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봤다. 아무래도 '지옥'에서 내가 했던 연기가 가장 효과적일 것 같더라. 현장에서 굉장히 편히 연기했던 것 같고 감독님께서 큰 디렉션을 주시기 보다 내가 뛰어놀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주셨다. 힘을 풀고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넷플릭스에서 짜증연기 모음을 올려줘 진짜 사람이 짜증나는 것처럼 보여 그렇긴 한데 댓글들 좋게 달아주셔서 감사하다(웃음)

- 원작 웹툰의 단행본에 직접 추천사를 쓰셨을만큼 애정이 남다른 작품에 출연했다. 작품 공개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 단행본 추천사를 쓴건 출연을 결정한 다음에 쓴거였다. 어쨌든 이 만화책을 너무 잘 봐서 어쩌면 '내가 만약 창작자라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 간지러운 부분을 잘 긁어준 작품인 것 같다. 재밌게 봤고 애정이 가는 작품이었다. 작품이 나온걸 보는데 내가 좋아했던 만화가 크게 훼손되지 않고 잘 구현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감독님 뿐 아니라 스태프들, 열연 해주신 배우분들께 감사했다. 그 사이에 내가 있을 수 있다는 것도 복인 것 같다.

- 배영재 역을 맡아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 배영재라는 인물이 내가 봤을 때는 평면적인 인물이라 생각했다. 4-6회를 끌고 가는 인물 중 하나인데 어떻게 해야 관객들이 세 편을 지루하지 않게 집중해서 보실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굉장히 평범하고 자연스럽게 말하는 사람, 그래서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 1-3회를 보며 답답하고 화났던 것을 말로 해주고 긁어줄 수 있는 사람으로 표현했다. 극을 함께 따라오실 수 있게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을 중점적으로 했다.

- '지옥' 인기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 보시면서 드라마를 보신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재를 던져주기 때문 아닐까. 토론거리를 던져줬다.나처럼 이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을 잘 표현해낸 작품을 보고 싶은 사람들도 있었을거다. 여러가지 의견들이 있겠지만 그 의견들이 충돌하는 것 때문에 '지옥'을 많은 분들이 관심있게 봐주시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 종교를 주제로 한 영화 ‘사바하’ 개봉 인터뷰에서, 본인은 종교는 없는데 신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옥’을 계기로 종교, 신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 부분이 있나 ▲ 없다. 그리고 사실 나는 '지옥'이 종교에 대한 이야기라 생각하지 않는다. 종교가 그 안에 포함될 수 있겠지만 종교적인 차원에서 이 작품을 접근하지는 않았다.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 때 사람들이 과연 어떻게 행동할까 위주로 작품을 봤다. 특별하게 신이나 종교에 대한 생각은 바뀐 건 없다. 종교는 없지만 신은 어떤 형태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 영화 '사바하'에서는 사이비 종교의 일원이었는데 이번에는 사이비 종교에 맞서는 인물이었다. '지옥'을 촬영하면서 종교에 대한 많은 생각을 했을 것 같은데 연상호 감독의 날카로운 시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종교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안했다. 배영재로서 종교라고 하기도 뭐한, 세상을 압도하고 있는 어떤 단체에 대한 생각들을 했던 것 같다. 연상호 감독님의 시선에는 경의를 보낸다. 내가 추천사를 써서 출판사에 보내드리고 감독님께서 그걸 확인하신 다음에 좋아하셨다. 본인이 '지옥'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들을 박 배우가 정확하게 봐준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좋아하셨던 기억이 있다.

(인터뷰②에 계속)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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