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제조업 실적, 조선·섬유·정유 '맑음' 가전·철강 '흐림'

문창석 기자 2021. 11. 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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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수출 증가율, 올해의 7분의 1 전망
지난 11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2021.11.1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국내 주력 제조업의 실적 회복세가 기저효과의 감소, 원자재 수급 불안과 미·중 무역 갈등을 비롯한 불확실성의 지속으로 인해 내년에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반도체와 자동차, 정유, 조선, 철강, 디스플레이, 자동차부품, 섬유, 가전, 바이오헬스 등 10개 수출 주력 업종 협회를 대상으로 '2021년 실적 및 2022년 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조사 대상 업종의 올해 전체 평균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7%, 수출액은 24.1%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에도 매출액은 올해 대비 4.9%, 수출액은 3.3% 증가하는 등 2년 연속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내년은 기저효과의 감소로 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출액의 경우 올해 성장률의 7분의 1에 불과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조선·자동차 업종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조선업계의 매출 급감은 원재료인 후판 등의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손실을 공사손실충당금으로 선반영한 결과다. 자동차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과 내수 감소로 전년 대비 5%까지 역성장이 추정됐다.

내년에는 가전·철강 업종 등이 올해보다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전업계는 프리미엄 제품군 수요 확대 등 코로나19로 인한 특수 효과가 줄면서 올해보다 5~10%가량 매출이 감소할 전망이다. 철강업계는 글로벌 수요 둔화와 수출단가 조정의 영향으로 매출이 5%까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반도체 업계는 패널과 메모리 가격 하락을 반영해 올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전망된다.

반면 내년 조선업계는 수주 증가와 선가 상승에 힘입어 올해 대비 20% 이상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Δ섬유(해외 한류 재확산과 미국의 중국산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증가) Δ정유(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항공유 수요증가) Δ바이오헬스(바이오의약품 수출 지속 확대) 업종 등도 올해 대비 5~15%의 매출 증가가 예상됐다.

영업이익 추정을 통해 수익성을 예측한 결과, 올해는 조선업계를 제외한 모든 업종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상승할 전망이다. 반면 내년에는 가전과 디스플레이, 반도체, 철강 업종의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주요 업종 협회 관계자들은 최근 국내 수출기업의 현안으로 부상한 원자재 수급 불안,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및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내년 상황도 부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원자재 수급의 경우 올해보다 약간 악화(60.0%)되거나 매우 악화(10.0%)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약간이라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는 업계는 한 곳도 없었다. 미·중 무역 갈등 역시 약간 악화(70.0%)될 것으로 전망하는 업계가 가장 많았다.

반면 내년 국내 경제 전반의 상황에 대해선 올해와 비슷(50.0%)하거나 약간 개선(40.0%)될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의 국내 투자는 올해보다 약간 개선(60.0%)될 것이며, 국내 고용은 올해와 비슷할(70.0%) 것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 밖에도 전경련은 수출 주력 업종 협회들이 밝힌 애로사항과 희망 정책을 기반으로, 내년 국내 주력 제조업의 5대 변수를 '타이거(T·I·G·E·R)'라고 제시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Δ세제(Tax) Δ인플레이션(Inflation) Δ글로벌 공급망(Global Supply Chain) Δ환경기준(Environmental Standards) Δ규제(Regulation)의 영문 머리글자를 조합해 요약했다고 설명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원자재 가격 불안정과 공급망 차질의 악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의 재확산도 여전히 불안 요인"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어려운 여건을 돌파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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