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제로금리시대 부동산 전망은.. "보합세 이어갈듯. 추격매수는 신중해야"
‘제로(0) 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다.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작된 기준금리 0%대 시대가 1년 8개월 만에 종언하는 것이다. 금리 인상은 부동산 위축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전문가들은 무리한 추격 매수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5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1.00%로 0.2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한국은행은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해 가계대출 금리는 당분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인상으로 기준 금리가 1%가 됐지만, 성장회복세와 물가 흐름에 비춰볼 때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라면서 “경기 상황 개선에 맞춰 기준금리를 정상화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어, 과도한 추격매수나 갭투자(전세 낀 주택매매)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KB부동산의 월간 주택동향 자료를 보면,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1.52%(9월)→1.10%(10월)→0.73%(11월)로 최근 3개월간 상승폭이 축소되고 있다. ‘3% 금리 주택담보대출 2억원을 받은 A씨’를 가정해 보면,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으로 연이자 부담이 600만원에서 650만원으로 오르게 된다. 향후 금리가 추가로 또 오르면 대출이자 부담도 더 커져, 부동산 시장을 위축할 수 있는 요소다.
다만 집값 상승 요인이 여전히 유효하고 금리 인상은 어느 정도 예정된 일이었던 만큼, 집값이 급격히 하락하기보다 당분간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2019년 3월 하락(-0.08%), 2019년 4월 보합(0.00%)을 기록한 뒤 2019년 5월부터 31개월 연속 매달 상승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융권에서 대출한도 축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이번에 기준금리 인상도 이뤄져 부동산 구매 심리가 제약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내년 1월과 7월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한층 강화될 예정이라, 집값 상승속도가 둔화하며 보합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수요가 꾸준한 신축이나 교통망 예정지, 공급 희소성이 지속될 수 있는 지역 위주로 매입수요가 제한될 것 같다”고 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 수석위원도 “내년부터 개인별 DSR 규제가 강화되고, 현재 집값 상승세가 둔화하는 중이라 이번 금리 인상이 빚투(빚내서 투자)족과 영끌(영혼까지 끌어서)족들에 큰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지방 저가 주택 추격매수나 갭투자와 같은 실거주 목적이 아닌 주택 매입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다만 “금리가 인상됐다고 해도 코로나19 이전 정도 수준으로 개인이 감내할 수 있는 정도이고, 이미 예견된 금리 인상이라 집값 급락으로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은 곧 국내 시중금리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 위축 요인으로 작용한다”면서 “특히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의 대출 의존도가 높아, 중소형아파트 수요가 위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상에 대출 규제, 보유세 부담 증가가 더해져 부동산 시장은 숨 고르기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면서 “실수요자라면 관망하며 급매를 노리거나 시장이 약세로 돌아설 때 매수하는 것을 조언하고, 투자는 집값이 너무 오른 만큼 투자 할 타이밍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감으로 매수세는 위축될 것”이라면서 “다만 공급 부족이 여전히 유효해 집값은 하락보다 보합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요자는 분양가가 저렴한 청약을 노리되 매매는 관망할 타이밍”이라면서 “매수 우위가 매도 우위로 돌아서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도 공격적인 투자보다 지켜보는 게 나은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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