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 응원 속 '덕질'..우주 끝까지 따라가려 했죠" [아미, BTS를 말하다 ④]
[스포츠경향]
열성적인 ‘팬덤 문화’가 젊은 사람들만의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특히 나이와 국경을 넘어 사랑받고 있는 방탄소년단이라면 더욱 그렇다.
방탄소년단의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LA’가 지난 27일 미국 LA의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막을 올렸다. 지난해 초 예정됐던 ‘맵 오브 더 솔 투어’ 콘서트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면 취소된 후 2년여 만에 재개되는 대면 콘서트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온 만큼, 이번 콘서트는 티켓 선예매 오픈과 함께 전석 매진이라는 기염을 토하며 방탄소년단의 위력을 보여줬다.
지난 27일과 28일 진행된 공연에 이어 다음달 1일과 2일까지 총 4일에 걸쳐 약 30만 명의 아미가 함께하게 된 지금, K팝 가수로서 세상을 놀라게 하는 기록을 세워나가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무기’는 무엇인지 LA에서 만난 아미(팬덤명)들에게 직접 물었다. 그리고 이들이 입을 모아 말한 방탄소년단의 힘은 ‘위로’였다. 코로나19로, 혹은 각자의 사정으로 힘든 시간을 겪는 그들 앞에 나타난 방탄소년단은 그들의 노래로 전세계인의 마음을 치유했다.
서울에서 온 배수미(48) 씨는 “방탄소년단을 보고자하는 마음이 절절했기에 장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우주 끝이라도 갈 수 있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가뭄에 단비 같았던 콘서트 소식에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직접 티켓팅에 도전해 ‘올콘’(총 4회 콘서트를 모두 관람하는 것)에 성공했다는 그는 “미국에 도착해서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팬데믹으로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만큼 더 울컥하는 마음”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온라인 콘서트나 각종 영상을 통해 항상 보고 있지만, 실물로 만날 수 없는 게 팬들도 방탄소년단 멤버들도 많이 힘든 시기였어요. 우리의 팬심은 영원하며 변함없이 그들을 응원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응원 플랜카드를 만들어 ‘해바라기단’과 모여 영상을 찍기도 했죠. 방탄소년단과 아미는 데뷔부터 지금까지 한 발자국씩 힘겹게 수많은 장벽과 싸워오면서 서로에게 위로와 힘을 주며 지내온 특별한 관계성이 있어요. 그래서 방탄소년단을 떠올리면 항상 행복함과 동시에 울컥하는 마음이 늘 존재해요.”
지난 2015년, ‘외신에서 극찬하는 그룹’이라는 기사를 보며 가진 호기심은 자연스럽게 ‘입덕’으로 이어졌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덕질’을 시작했다는 그는 방탄소년단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시부모님의 든든한 지원 속 열성적인 덕질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 개최된 ‘러브 유어 셀프 : 스피크 유어 셀프’ 서울 파이널 콘서트에서는 마음이 맞는 아미들과 ‘해바라기단’을 결성해 국내 방송사와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팬 활동을 활발히 하던 중 2019년에 마음이 맞는 아미 9명과 방탄소년단 다큐 ‘브링 더 소울’을 함께 보게 됐어요. 희한하게도 직업군과 연령대가 비슷한 아미들이 모였고 더욱 끈끈한 유대관계를 가지게 됐죠. 그 후 같은 해 콘서트를 다 같이 가게 됐고, 콘서트를 더욱 즐겁게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이야기 했죠. 그러다 방탄소년단이 자체 예능을 통해 귀국 공항 벌칙으로 보여줬던 해바라기탈 아이디어가 나오게 됐어요. 직접 만들 탈을 쓰고 콘서트를 관람했고, 그렇게 ‘해바라기단’이 됐죠. 덕분에 아주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전세계 모두가 견디기 쉽지 않았던 팬데믹 상황. 배수미 씨에게는 방탄소년단의 ‘라이프 고스 온’이 큰 위로를 안겼다.
“방탄소년단의 수많은 노래가 위로와 희망이 되지만, 그중 ‘라이프 고스 온’은 한참 팬데믹으로 국민적으로 정신적인 공황상태가 왔을 때 큰 위로가 된 곡인 것 같아요. 특히 ‘사람들은 말해 세상이 다 변했대 / 다행히도 우리 사이는 아직 여태 안 변했네’ ‘하루가 돌아오겠지 아무일도 없단 듯이’라는 가사는 가슴 깊이 와닿고 또 미래를 생각하며 지낼 수 있게 하는 힘이 됐어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이 전하는 희망의 메세지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로스앤젤레스|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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