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층에 브랜드까지 총출동"..8년치 공급 쏟아지는 익산
전주 규제지역 지정으로 풍선효과
"지역 경제 침체 와중에 집값만 올라"
"아파트 리스트만 보면 수도권 신도시 수준이라니까요", "이미 다 완판(완전판매)됐습니다. 앞으로 나오는 아파트들도 문제 없을 것 같아요", "전주 풍선효과 누렸는데, 풍선이 터질 수도 있겠다는 걱정도 있죠"…(부동산 업계 관계자들)
전라북도 익산시가 아파트 분양으로 일년 내내 뜨거운 상태다. 아파트 분양이 잇따르면서 현지 주민들은 "플랜카드가 떨어질 날이 없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47층에 달하는 초고층 아파트부터 1500가구가 넘는 대단지까지 종류도 다양한데다 '푸르지오', '힐스테이트', '자이' 등과 같은 브랜드 아파트들도 앞다퉈 공급되고 있다.
아파트 공급 쏟아지는 익산
30일 청약홈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북 익산에서 분양됐거나 분양 예정인 일반분양 아파트는 6384가구였다. 이는 2013~2020년까지 8년동안 익산에서 공급된 아파트인 5900가구(부동산R114기준) 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8년 넘게 공급됐던 아파트가 한해동안 쏟아진 셈이다.
인구가 30만명이 넘었던 익산시는 2012년 3163가구가 공급됐지만, 이후 공급은 내리막을 탔다. △2013년 1200가구 △2014년 824가구 △2015년 63가구 △2016년 171가구 등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2017년 1886가구가 공급되면서 반짝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2018년 964가구 △2019년 123가구 △2020년 669가구 등의 수준이었다.
익산의 주택공급이 위축된 데에는 지역 경제의 영향이 컸다. 군산시의 현대중공업 조선소 가동 중단과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의 영향을 익산까지 받았다. 익산의 인구는 최근 27만명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값이 반등하기 시작하더니 올해에는 신규 아파트 분양까지 몰리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18대책으로 전북 전주시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영향이 크다. 전주가 규제역이 되면서 익산이 고스란히 풍선효과를 받게 된 것이다. 전주 집값이 밀려난 수요자도 가세했다.
지역 내 대장아파트인 어양동 'e편한세상 어양'(1200가구) 전용 84㎡는 지난 9월 4억7500만원으로 최고거래가를 찍었다. 이후에도 4억5000만~4억6000만원에 꾸준히 거래가 나오고 있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매매가가 동반 상승하고 있는데, 전셋값은 3억7000만~3억9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부송동의 '포레나 익산부송'(626가구)은 입주시기 즈음인 지난 4월 5억5713만원에 분양권 거래가 나왔다. 최근에는 아예 매물이 없는 상태다.
전주 규제지역 지정 후 '풍선효과'
올해 익산에서 분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지난 6월부터였다. 당시 '익산역 유블레스 퍼스트', '익산 푸르지오 더 퍼스트', '황등 오투그란데 디에디션' 등은 청약에서 미달을 기록했지만 잔여가구의 소진속도가 빨라지더니 100% 계약을 완료했다. 이 와중에 도시공원 일몰제로 마동공원 등 공원지구 5곳에 아파트 인허가가 떨어진 것도 공급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7월 분양된 '힐스테이트 익산'부터는 바람을 타기 시작했다. 이 단지는 1순위 청약접수 결과 총 25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8609건이 접수되며 평균 34.3대 1의 경쟁률로 익산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첨된 청약통장의 최고점은 79점에 달하기도 했다.
익산은 비규제지역이다.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모두 관심을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부 아파트를 제외하고 분양된 아파트의 분양권은 전매가 가능하다. 때문에 전주 등지에서 분양권으로 재미를 본(?) 투자자들이 가세하면서 익산 부동산 시장은 들썩이고 있다. 익산의 아파트 거래량과 외지인 매매건수는 동반 증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익산의 아파트 매매건수는 6930건이었는데 이 중 2026건(29.2%)가 외지인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4816건 중 595건으로 12.4%에 불과했다. 이와 비교하면 거래량과 외지인 수요 모두 급등한 수준이다.
이달에 공급이 예정된 아파트의 면면은 다양하다. 유탑건설은 익산 최고 높이인 47층의 주상복합 단지 ‘유블레스47 모현’(343가구)을 분양하고 있다. 영무건설은 ’송학동 3차 예다음’(816가구)을 공급하는데, 3.3㎡당 900만원대의 분양가를 내세우고 있다. 제일건설이 짓는 '익산 제일풍경채 센트럴파크'(1566가구)는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통해 선보이는 아파트다. GS건설이 내달 공급예정인 '익산자이 그랜드파크’(1431가구) 도한 도시공원민간특례사업 중 하나다.
익산 아파트 분양 관계자는 "작년 말 전주가 규제지역으로 지정되고 전북지역이 전체적으로 들썩이는 분위기"라며 "최근까지는 익산과 군산이 수혜를 받고 있는데, 지역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공급만 폭발적으로 나오고 있어 우려가 되는 상황이긴 하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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