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차질에 10월 산업생산 1.9% 감소.. 소비는 0.2%로 둔화

권가림 기자 2021. 11. 3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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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 산업생산이 전월보다 2% 가량 줄어 1년 반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사진=뉴스1
지난달 산업생산이 1.9% 감소하며 두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소비가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광공업 생산이 감소하고 설비투자와 건설기성 등이 줄어들면서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1년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산업생산(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0.8로 전월대비 1.9% 감소했다. 이는 지난 8월 이후 2개월 만에 감소 전환한 것으로 지난해 4월(-2.0%) 이후 1년6개월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전산업생산은 1월 0.5% 감소했다가 2월, 3월에 각각 2%, 0.9% 증가한 뒤 4월 다시 1.3% 감소했다. 5월에는 -0.2%를 나타내다 6월 1.6%로 증가로 전환했지만 7~8월에는 각각 0.7%, 0.1%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9월 다시 1.1% 증가했으나 10월 들어 1.9%로 감소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생산·투자 등 소비를 제외한 주요 지표들이 전월보다 약화되면서 최근 경기회복 개선 흐름이 다소 멈칫거리는 흐름"이라며 "다만 대체공휴일의 지정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전월 기저 영향이 컸다는 점 등이 있기 때문에 경기흐름을 판단하기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0월 산업 생산은 광공업과 서비스업·건설업·공공행정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 광공업은 의약품(3.2%) 등에서 생산이 증가했지만 자동차(-5.1%), 1차금속(-5.9%) 등에서 생산이 줄어 전월비 3%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5월 7.7% 감소 이후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반도체 출하가 3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제조업 재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대비 3.5% 증가하며 지난 7월부터 증가세를 보였다. 어 심의관은 "최근 메모리반도체가 하락으로 전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 업황이 이전만큼 좋진 않다고 보고 있다"며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주요업체들이 조업을 단축하면서 자동차 생산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은 숙박·음식점(4.5%) 등에서 생산이 증가했지만 금융·보험(-2.1%), 전문·과학·기술(-2.5.%) 등에서 감소해 전월비 0.3% 감소했다. 금융·보험은 금융상품 거래 감소와 주가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법무관련 서비스업, 연구개발업, 건축기술·엔지니어링 등의 생산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숙박·음식점은 사적모임 제한 완화와 국민지원금 지급 등으로 개선세를 나타냈다. 건설업은 전월대비 1.3%, 공공행정은 8.9% 감소했다. 어 심의관은 공공행정 생산의 감소에 대해 "지난달 국방부 임차료를 지급한 영향이 컸다"면서 "매달 기계료나 막사 등 건축시설에 대해 분기별로 지급하게 된다"고 말했다. 

산업생산이 감소했으나 소비지표인 소매판매는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소매판매는 화장품 등 비내구재(-2.1%) 판매가 마이너스였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2.8%), 가전제품 등 내구재(2.2%) 판매가 늘어 전월대비 0.2% 증가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4.4%)와 선박 등 운송 장비(-8.7%) 투자는 줄어 전월대비 5.4% 감소했다. 설비 투자 감소는 지난해 5월(-5.7%)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설비투자 감소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 등에 따른 국산·수입 투자 동반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건설기성은 토목(6.8%) 공사 실적이 증가했지만 토목(-9.4%) 공사 실적이 줄어 전월비 0.8%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2 하락한 101.0를 기록했다. 9월(-0.1%)에 이어 하락세가 이어졌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대비 0.5 하락한 101.6으로 집계됐다.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어 심의관은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백신접종의 확대, 방역체계 전환 등으로 소비 심리도 개선되고 있다"며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국제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하방요인으로 경기 흐름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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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hidd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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