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H, 공공임대리츠 6만가구 조기분양전환 추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임대리츠방식 임대주택 약 6만 가구의 조기분양 방안을 찾는다. 지금까지 LH는 공공임대리츠가 소유한 주택의 조기분양을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입주자들의 요구에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못했다. 하지만 집값 급등에 따른 조기분양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자 LH가 해결방안 모색에 나섰다.
30일 LH에 따르면 LH는 최근 ‘공공임대리츠 자금조달구조 변경을 위한 용역’을 공고했다. 이는 10년 공공임대리츠로 공급된 아파트 단지들의 조기분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용역이다. 그간 공공임대리츠의 조기분양을 둘러싼 갈등이 곳곳에서 있었지만 해결 방안은 전무했다.
공공임대리츠는 2014년에 도입된 제도다. LH와 주택도시기금이 공동출자해 리츠를 설립한 후, 민간에서 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추진한다. 리츠가 LH 소유 공동주택용지를 매입해 LH에 임대주택 건설·운영 등 업무를 위탁하고, 분양전환 때 리츠를 청산한다.
공공임대리츠와 ‘10년 공공임대’와 비교하면 사업구조만 다르고, 임대 운영 및 관리, 임대조건 등에선 차이가 없다. 공공임대리츠의 법률상 사업주체는 리츠지만, LH가 자산관리계약을 통해 업무를 위탁해 실질적인 사업 총괄을 맡기 때문이다. LH는 2017년부터 하남미사(미사강변 효성해링턴플레이스), 김포한강(한강 센트럴블루힐 아파트) 등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75개 블록에서 6만3087가구를 공공임대리츠로 공급했다.
공공임대리츠의 핵심은 민간자금을 조달한다는 점이다. LH는 사업자금 중 일부를 자산유동화증권(ABS·기업이나 은행이 보유한 부동산, 유가증권, 주택저당채권 등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 발행으로 충당한다. 이렇게 하면 임대주택을 지속 공급하면서도 LH의 과도한 부채를 줄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공공임대리츠를 둘러싸고 생각지 못한 문제가 생겼다. 집값이 급등하자 LH가 소유한 임대주택의 입주자들이 대부분 조기분양을 선택했고 공공임대리츠가 소유한 임대주택 입수자들도 조기분양을 받겠다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공공임대리츠가 소유한 임대주택의 조기분양은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리츠 소유인만큼 민간자본이 들어가 있어서다.
LH가 조기분양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자 화성동탄2 NHF리츠10년공임 연합회는 지난 8월 기자회견을 열고 “일반 10년 공공임대와 달리 (공공임대리츠는) 조기분양에 따른 수익 감소와 이자 부담 등을 이유로 LH가 무대응 무대책으로 방관하고 있다”면서 “5년 조기분양을 조속히 확정 시행해 달라”고 했다. 또 지난 9월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당장 내년 4월이면 1호 리츠가 조기분양 기간(입주 5년)이 되어가는데, 7개월 남은 시점에서 LH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는다”는 글이 올라왔다.
LH도 편치 않은 상황이다. 리츠에 편입된 민간자본과 협의에 나서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기 때문이다. LH 관계자는 “공공임대리츠는 일반 공공임대와 달리 ABS 채권 보유자들이 있어 채권자들과 협의가 필요하다”면서 “용역과제에서 나온 해결책을 참고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당장 조기분양이 가능하다고 발표하긴 어렵다”고 했다.
갈등의 원인은 공공주택특별법과 리츠 대주간 협약이 상충된 데 따른 것이다.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르면 10년 공공임대주택의 거주기간 중 절반을 채우면 임대사업자(LH)와 임차인 간 협의로 조기분양이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공공임대주택리츠 대주간 협약은 조기분양을 고려해 설계되지 않았다.
LH 관계자는 “공공임대리츠를 포함해 10년 공공임대와 분납임대 등 다른 임대 아파트들 모두 조기분양을 염두하고 출범한 것이 아니고 LH는 조기분양에 반대 입장을 취해왔다”면서 “다른 임대 단지들도 최근에야 조기분양을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보고서의 용역 결과 조기분양이 쉽지 않다는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ABS 보유자 전원과 협약을 맺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시장 전문가는 “집값 급등이 계속되고 용역 결과가 이렇게 나올 경우 수년간 갈등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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