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전부터 칼 갈고 있었다..화이자 백신 '100일 작전'
남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오미크론)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들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아직은 기존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론과 기존 변이 바이러스 대비 사망률에 큰 차이가 없다는 낙관론이 혼재하는 상황이다.
미국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29일 “이 같은 상황을 대비해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을 이미 수개월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바이오엔테크는 “화이자 백신(BNT162b2)이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능이 있는지는 2주 이내에 확인할 수 있다”며 “오미크론 변이 대응 백신은 6주 이내에 개발하고, 100일 이내에 초기 물량 출하가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초단기간에 오미크론에 대한 백신 대응 체계를 갖추겠다는 ‘100일 작전’에 비유할 수 있다.
화이자 “2주 이내”, 모더나 “수주 이내”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도 오미크론 변이에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모더나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 백신(mRNA-1273)이 오미크론에도 효과가 있는지 여부는 수주 이내(coming weeks)로 확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현재로써는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50µg)을 접종하는 것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향후 모더나 백신(50µg✕2회)이 오미크론에 효능이 있는지 확인하고, 베타·델타 변이 임상을 오미크론으로 확장해 60~90일 이내에 오미크론부스터샷 임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또 다른 제약사도 비슷하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공동 개발한 백신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변이가 출현할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현재 보츠와나·에스와티니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 노바백스는 “오미크론 대응 백신을 개발 중이며 실험·제조 등에 수주가 걸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은 “오미크론에 대한 얀센 백신의 대응력을 시험 중”이라며 “새로운 백신이 필요한지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AZ “아프리카서 이미 오미크론 연구 중”
제약사들이 이렇게 기민하게 나서는 이유는 오미크론이 기존 코로나19 백신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모더나 측은 “베타·델타 변이 바이러스에서 확인했던 일부 ‘특성’이 오미크론 변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서 ‘특성’이란 2차 감염으로 이어지는 ‘전파력’이 강력하고, 백신을 무력화하는 ‘면역 회피’를 촉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른바 ‘물 백신’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런 우려는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더 많은 돌연변이가 일어났다는 점에서 나온다. 오미크론 변이를 확인한 툴리오드 올리베이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전염병대응혁신센터 소장은 “새로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돌기 단백질에서 최소 30개 이상의 돌연변이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가 사람의 세포에 붙는 역할을 하는 돌기 단백질의 돌연변이가 많을수록 감염 가능성이 커진다.
오미크론의 영향력을 판단하긴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앞으로 2~3주는 지나야 오미크론의 전파력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남아프리카공화국 연구팀은 현재 오미크론 변이의 감염력·치명률과 백신 효과 등을 분석 중이다. 연구 결과는 2주 이내 공개할 예정이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미크론도 일부분에 변이가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백신이 효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기존 백신이 어느 정도로 오미크론 변이를 회피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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