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코딩 더 잘한다고요? 꼭 그렇진 않던데요"

세종=안재용 기자 2021. 11. 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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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K-걸스데이] 졸업생 3인 인터뷰
정혜민씨(고려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재학생) K걸스데이 기획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고등학교 1학년, 꿈이 없어서 방황하던 시기에 우연찮게 K-걸스데이 행사에 참여해 이미 이공계에 진출한 사람들과 대화할 기회를 얻었어요. 대화를 해본 이후 공대를 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하게 됐어요."(정혜민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재학생)

"K-걸스데이 서포터즈 활동을 하며 진로를 고민하는 수많은 중고등학생들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직접 연구하고 새로운 기술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교육 분야에서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죠. 선생님이 되면 발명반을 운영해보고 싶어요."(정보미 전주교대 재학생)

"K-걸스데이 행사를 통해서 DNA를 추출하는 실험을 직접 해볼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내가 이 분야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미생물학과에 진학했죠. 연구직이 꿈이라 대학원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갈 계획이예요."(김여빈 부산대 미생물학과 재학생)

미래의 공학인을 꿈꾸는 여학생들을 위한 산업기술 현장체험 학습 프로그램 'K-걸스데이(K-Girls' day)'가 시작된지 8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K-걸스데이를 거쳐간 여학생은 총 1만6000여명에 달한다. 수년 전 K-걸스데이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이공계의 꿈을 굳히고 그 분야로 진출한 학생들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머니투데이가 앞서 K-걸스데이에 참여했던 학생들을 만나봤다.

"비슷한 관심 가진 친구 없어 힘들었는데, K-걸스데이를 만났다"
현재 고려대 컴퓨터공학과에 재학중인 정혜민 학생은 지난 2018년 양명여자고등학교 재학시절 K-걸스데이에 참여했다. 고등학교 2학년, 꿈도 많지만 미래에 대한 고민도 많은 시기였다고 한다. 막연히 이과를 가야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런 정혜민 학생에게 K-걸스데이 참여는 하나의 전환점이 됐다.

정혜민 학생은 K-걸스데이를 통해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게 가장 좋았다고 했다. 입시를 준비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정혜민 학생은 "어떤 전공을 택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시기, 비슷한 관심사를 갖고 있는 친구를 찾기 어려워 힘들었다"며 "K-걸스데이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인터넷에서만 정보를 구했는데 한계가 명확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분야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점을 알리는 게 입시에서도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K-걸스데이가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밝혔다.

'남자가 코딩을 더 잘한다'는 편견을 없애고 싶다고도 했다. 정혜민 학생은 "컴퓨터공학과에 가면 여자는 취직하기 어렵다는 시선이 아직도 있는 것 같고, 코딩도 남자가 더 잘한다는 말도 (고등학생 때) 많이 들었다"며 "(대학에 와서보니) 아닌 케이스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편견 때문에 (이공계) 진학을 두려워하는 중고등학생이 있을 것 같은데 그걸 깨줘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교육자의 꿈 키워준 K-걸스데이...선생님돼 발명반 운영하고 싶어"

정보미 전주교대 재학생(K-걸스데이 참여자) /사진=안재용 기자
정보미 학생은 인하대 기계공학과를 다니다 전주교육대학교 과학전공으로 옮겼다. 지난 2018년 K-걸스데이 행사에서 서포터즈 활동을 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중고등학생들과 대화를 많이 하다보니, 교육의 길의 걷고 싶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보미 학생은 "K-걸스데이 서포터즈 활동을 할 때 이공계 대학으로 진학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많이 만났다. 이공계열로 가서 연구하고 새로운 기술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교육분야로 가서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꿈을 심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초등학생들은 나이가 어리다보니 선생님들을 통해서 간접경험을 하게 되는데, 제가 공대를 다녔던 경험을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풀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보미 학생은 추후 선생님이 된 후 자신이 K-걸스데이에서 느꼈던 것처럼 발명반 등 학생들이 과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보고 싶다고 했다. 정보미 학생은 "아이들에게는 시각적인 부분이 아무래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센서나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해 발명반 수업을 진행하면 학생들끼리 경주도 하고 순위도 확인할 수 있는 등 아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미 학생은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발명대회를 나갔었는데 그런 경험이 이공계에 관심을 갖게 한 것 같다"며 "과학의 분야는 굉장이 넓기 때문에 화학이나 휴대폰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면 여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경험을 하라고 조언했다. 정보미 학생은 "이제 막 18살, 19살, 20살인데 진로를 정하는게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며 "K-걸스데이에서 중고등학생 대상으로 드론이나 비행기 모형만들기 등을 했는데 아이들에게 새로운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것 같다. 시험과 입시의 굴레 갖히지 말고 해보고 싶은 것들을 다양하게 해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DNA 추출 직접 해보고, 이 분야를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

김여빈 부산대 미생물학과 재학생(K걸스데이 참여자) /사진=안재용 기자
현재 부산대 미생물학과에 재학 중인 김여빈 학생은 지난 2016년 K-걸스데이 행사에서 독일 FAU 부산캠퍼스를 방문해 직접 DNA를 추출하는 경험을 했다. 김여빈 학생은 그 경험이 앞으로의 진로를 정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여빈 학생은 "대부분의 학생이 진로를 결정하는게 쉽지는 않은데, 그 때 K-걸스데이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실험실에서 직접 DNA를 추출해보며 '아 내가 이 분야를 좋아하는구나' 생각했다"며 "실험도 하고 재학생도 만나보고 조언도 들으며 어느 과를 갈지 결정하는데 도움이 굉장히 많이 됐다"고 말했다.

김여빈 학생은 "과학에는 원래도 관심이 많았는데, 경험을 해보니 이 분야로 가야겠다는 확신이 섰다"며 "제 사례에 비춰보면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경험을 많이 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여빈 학생은 이후 대학원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졸업 이후에는 연구직으로서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김여빈 학생은 "저는 (미생물학과가) 적성에 맞는 것 같다"며 "대학원은 학업의 연장선으로 더 공부하고 싶어서 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에는 제약회사 연구원이나 연구소,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서 연구를 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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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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