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C] 이제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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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36.5℃는 한국일보 중견 기자들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사람의 온기로 써 내려가는 세상 이야기입니다.
연말 모임의 화두가 단연 정치인 것을 보니 대선 시즌이 오긴 왔나보다.
대다수 국민이 이번 대선에서 정책과 공약, 능력을 다른 기준보다 우선 고려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오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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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36.5℃는 한국일보 중견 기자들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사람의 온기로 써 내려가는 세상 이야기입니다.
연말 모임의 화두가 단연 정치인 것을 보니 대선 시즌이 오긴 왔나보다. 30, 40대 직장인이라는 과표집 문제를 차치하고, 최근 난상 (술자리)토론에서 내린 결론을 정리하자면 이 정도로 귀결되는 것 같다. ①나의 한 표가 어느 때보다 값어치 있는 대선(심지어 지난 대선보다 더) ②아, 그런데 누굴 찍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선거라는 ①이 도출되는 데 부동산 이슈가 한몫했다. "너는 몇 년 후 몇 시에 죽는다. 그리고 지옥에 간다"는 고지(넷플릭스 드라마 '지옥')를 이야기하는 직장인 A씨는 고지 마지막에 '지금 당장 집을 사지 않는다면'이란 조건만 더 보태면 딱 자신의 처지라 했다. 치솟는 집값에도 '어, 어' 하며 정부 말만 따랐던 그는, 고지받은 시간만을 기다리는 죄인 심정이라고 했다.
둘째 아이를 바라는 B씨의 애환도 만만찮다. 출산과 육아 문제는 앞선 집값 문제보다 훨씬 복합적으로 보였다. '영끌'로 집을 산 덕분(?)에 온갖 대출상환으로 들어가는 한 달 지출이 부부 중 한 명의 월급에 달할 정도라고 한다. 금전적 상황에 둘째 낳아 키우기가 버거운데, 출산과 육아는 회사 눈치까지 따른다. 정치부 기자인 내게 육아 휴직과 복직, 경력 단절의 현실에 정확히 공감하는 대통령감이 누구냐고 물었지만, 선뜻 대답하지 못한 나 또한 무능력한 기자였다. 여성 C씨의 직장 내 평등과 성희롱 근절 대책에 진심인 후보는 대체 누구냐는 질문에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에서 내려진 결론이 바로 ①. 촛불을 손에 들고 '부도덕함'을 바로잡겠다고 투표장에 나섰던 4년 전의 의협심보다 '실질적 삶의 변화'를 이루자는 지금의 의지는 훨씬 더 강했다.
'30, 40대 수도권에 사는 직장인들'이었지만 꼭 과표집된 의견만은 아닌 것 같다. 대다수 국민이 이번 대선에서 정책과 공약, 능력을 다른 기준보다 우선 고려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오니 말이다. 한국갤럽이 내년 대선에서 후보 선택시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묻자(11월 2~4일 조사) ‘능력과 경험’(25%), ‘정책 공약’(25%)이라는 응답이 다수였다. ‘소통과 화합’(20%)이 뒤따랐지만, ‘도덕성’(17%), ‘소속 정당’(6%)은 후순위다.
변화를 꿈꾸는 이들은 많은데도 결론 ②에 갇히는 건 아이러니한 비극이다. 유력 후보들이 진작에 나와 경선까지 치른 지가 수개월째인데 드러낸(국민들 기억에 남는) 비전은 ‘기본소득’과 ‘공정과 상식’ 정도이니 말이다. 물론 후보들의 공약은 이제부터일 수 있다. 이재명 후보는 선대위 1호 공약으로 성장 담론인 ‘디지털 일자리’ 확대를, 안철수 후보 역시 과학기술 중심의 국가 전략을 통해 5대 강국에 진입하겠다는 약속을 1호 공약으로 냈다. 심상정 후보는 ‘주4일제’라는 화두를 던졌고, 경선 때 1호 공약을 ‘부동산’으로 냈던 윤석열 후보의 본선 1호 공약은 아직이나 곧 나올 예정이다.
기다림은 익숙하나 대선 D-100일(11월 29일) 즈음에도 양당이 골몰하는 게 고작 상대 후보를 ‘3무(無)’ 후보라 겨누고, 조어 경쟁에만 진심이면 곤란하다. 더 이상 예열 시간은 없다. 이미 경선은 끝났고, '선대위 구성'도 일단락됐다. 이제, 당신들의 능력을 보여줄 시간이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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