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톡] SK스퀘어의 첫번째 투자가 아쉬운 까닭

변희원 기자 2021. 11. 3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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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에서 분할돼 투자전문회사로 출범한 SK스퀘어가 29일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에 900억원을, 3차원(3D) 디지털 휴먼(가상인간) 제작사 온마인드엔 80억원가량을 투자한다고 밝혔습니다. SK스퀘어는 이날 재상장을 했는데, 주가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탓인지 7% 넘게 하락했습니다.

SK스퀘어가 첫 투자처로 코빗과 온마인드를 선택한 이유는 분할 직전 메타버스를 신사업으로 내세운 SK텔레콤의 행보를 보면 이해가 갑니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독자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내놓고 앞으로 이프랜드 안에서 이용자가 아바타 의상이나 아이템을 만들어 판매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구상 하에서 이프랜드의 가상 재화를 NFT(대체 불가능 토큰)로 만들어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코빗 같은 거래소와의 제휴가 필요할 것입니다.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로 꼽히는 코빗은 2017년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에 인수됐습니다. 코빗은 단순히 가상자산 거래소일 뿐만 아니라 NFT 거래 마켓과 메타버스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타운’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 방면에서 이프랜드와 협력이 가능합니다. 3D 가상인간이자 광고 모델인 수아를 제작한 온마인드의 투자 배경에도 메타버스가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가상인간이 이프랜드 안에서 모델이나 연예인, 인플루언서로 활동할 수 있겠죠.

재상장 첫날 발표한 코빗과 온마인드 투자 계획은 SK스퀘어의 방향성을 보여준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30세대의 영끌 투자로 가상화폐 버블 우려가 끊임없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가상자산 거래소에 투자하는 것은 재계 서열 3위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스퀘어의 첫 투자로는 다소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IT 산업에 새로운 혁신과 변화를 이끌 만한 임팩트 투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날의 주가 하락이 시장 반응을 대변합니다. 이제 첫발을 내디딘 SK스퀘어에 제2의 인텔 반도체 인수나 우주 산업 진출 같은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투자를 기대하는 것은 과한 요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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