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리, 36년만에 '호랑이 신인왕'.. 최동원 넘어선 미란다는 MVP

김상윤 기자 2021. 11. 2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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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기자단 투표결과.. 이의리, 유력후보 최준용 제쳐
KIA선수가 신인상 받은건 1985년 이순철 이후 처음 투수 2관왕
미란다가 MVP
2021 KBO 시상식이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에서 열렸다. 신인왕을 수상한 KIA 이의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이의리(19·KIA)가 2021 프로야구 최고 신인으로 뽑혔다. 이의리는 29일 KBO(한국야구위원회) 시상식에서 공개된 기자단 투표(점수제) 결과에서 417점(최대 575점)을 얻어 경쟁자 최준용(20·롯데·368점)을 49점 차로 앞섰다. KIA(해태 포함) 선수가 신인상을 받은 건 1985년 이순철(현 SBS스포츠 해설위원) 이후 36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는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32·두산)가 차지했다.

◇고졸 루키가 중고 신인 제쳤다

선발투수 이의리와 구원투수 최준용의 신인왕 경쟁은 정규 시즌 후반까지 야구 팬과 관계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앞서 프로야구 OB 모임 일구회와 은퇴선수협회는 모두 최준용에게 신인상을 줬다. 그러나 KBO 시상식에선 이의리가 1위 61표(2위 37표, 3위 1표)를 받으며 1위 42표(2위 50표, 3위 8표)를 받은 최준용을 제쳤다.

2021 프로야구 신인상을 받은 KIA 투수 이의리. /연합뉴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은 이의리는 프로 데뷔 직후 ‘특급 신인’으로 떠올랐다. 1군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장재영(19·키움), 김진욱(19·롯데) 등 동기들과 달리 전반기 14경기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했고, 빈약한 타선 지원 속에서도 4승(3패)을 올려 신인왕 유력 후보가 됐다. 도쿄올림픽 대표팀에도 선발돼 두 차례 선발 등판, 10이닝(5실점)을 던져 대회 탈삼진 공동 1위(18개)에 올랐다.

그러나 이의리가 후반기에 ‘황당 사고’로 일찍 시즌을 마감하며 변수가 생겼다. 그는 9월 중순 경기 도중 손톱이 깨져 조기 강판당했고, 복귀를 준비하던 중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뛰어가다가 계단에서 미끄러져 발목을 다쳤다. 그 사이 2년 차 최준용이 어깨 부상을 딛고 돌아와 홀드를 꾸준히 쌓으며 신인왕 경쟁자로 떠올랐다.

이의리는 비교적 적은 이닝(94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했지만 시즌 전반기와 대표팀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고, ‘고졸 루키’라는 점이 높은 평을 받았다. 반면 최준용은 44경기에서 20홀드(평균자책점 2.85)를 올리고도 지난해 29와 3분의 2이닝을 던진 ‘중고 신인’이란 점에 발목을 잡혔다.

이의리는 “주변에서 ‘마음을 비우라’는 말을 많이 해서 수상 소감도 준비하지 않고 왔다가 (뜻밖에) 상을 받게 됐다”며 “앞으로는 몸 관리를 잘해서 규정 이닝을 모두 채우고 탈삼진상도 받고 싶다”고 했다. 그는 시상대에서 트로피를 들고 “후반기에 좋은 모습을 보여준 준용이 형에게도 정말 멋있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정규리그 MVP에 오른 두산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뉴시스

◇투수 2관왕 미란다가 MVP

시즌 MVP로는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1위로 2관왕에 오른 두산의 미란다가 선정됐다. 외국인 선수가 MVP에 뽑힌 것은 역대 일곱 번째다. 225탈삼진으로 고(故) 최동원이 1984년 작성한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3개)을 넘어선 미란다는 투표에서 총 588점을 받아 타격왕 이정후(23·키움·329점)와 KT의 통합 우승 주역 강백호(22·320점) 등을 따돌렸다. 영상으로 수상 소감을 전한 미란다는 “육체적·정신적으로 준비를 잘하고 팀에서 기회를 준 덕분에 시즌 동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두산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했다.

두산 외국인 선수 미란다

세계 최초 부자(父子) 타격왕에 오른 이정후는 “앞으로도 타격상만큼은 놓치지 않고 싶다”며 “이제 홈런왕에 도전하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에 홈런상을 받은 최정(34·SSG)도 “내년에는 타격왕을 하겠다”고 받아쳤다. 세이브상을 받은 오승환(39·삼성)은 “야구를 언제까지 할 거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삼성이 우승할 때까진 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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