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 아들 때려죽인 계모, 범행 이전에도 상습학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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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모가 세 살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계모의 범행을 고의성 있는 살해로 판단하고 처벌이 무거운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이 이씨에게 아동학대치사가 아니라 법정형이 더 무거운 아동학대살해 혐의 등을 적용한 것은 사건의 본질에 대한 판단이 증거관계에 따라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상습아동학대 혐의에 대해선 시인하면서도 "사건 당일은 (학대 과정이)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아동학대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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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스트레스 등 학대 동기"
국과수 "숨진 아이, 강한 가격으로 직장 파열"
해당 소견 받은 경찰 "살인 미필적 고의 인정"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계모가 세 살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계모의 범행을 고의성 있는 살해로 판단하고 처벌이 무거운 혐의를 적용했다. 이 계모는 범행 이전에도 아들에게 상습적으로 학대를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아들 A(3) 군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난 계모 이모(33) 씨를 이날 구속송치했다. 적용된 혐의는 아동학대살해·상습아동학대다. 방임·아동학대 혐의가 적용된 친부 오모(38) 씨는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지난 20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자택에서 이씨를 긴급체포한 뒤 구속 상태로 수사를 이어 왔다. 자택에서 심각한 폭행을 당한 채 발견된 A군은 자택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 숨을 거뒀다.
경찰은 사건 경위를 규명하기 위해 이씨의 범행 동기를 찾는 데 주력했다. 수사 결과 육아 스트레스와 생계난 등이 이씨가 범행한 배경이 됐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서울경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씨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결과 이씨가 사건 발생일을 전후해 지인들과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에서 육아 스트레스와 경제적 어려움 등 힘든 심경을 호소한 내용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이 이씨에게 아동학대치사가 아니라 법정형이 더 무거운 아동학대살해 혐의 등을 적용한 것은 사건의 본질에 대한 판단이 증거관계에 따라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A군이 학대를 받다가 숨진 사건이 아니라 계모가 생명의 위험이 있는 줄 알면 서도 학대 행위를 이어가다 결국 살해했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경찰은 살해의 고의성을 인정할 근거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소견을 들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에 대한 국과수 부검 구두소견에서도 직장(대장) 파열 등의 외상은 강한 가격이 있어야만 발생할 수 있다는 회신을 받았다.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수사 과정에서 A군이 지속적으로 학대에 시달렸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씨는 지난달부터 A군이 평소 밥을 잘 먹지 않고 밤잠을 잘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효자손으로 종아리를 때리거나 발로 등을 차는 등의 체벌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상습아동학대 혐의에 대해선 시인하면서도 “사건 당일은 (학대 과정이)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아동학대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부 오씨도 A군이 이씨의 학대에 시달리는 것을 방임하고 때로는 학대를 하기도 했던 정황이 포착됐다.
오씨의 전처는 경찰에 “함께 살던 기간 오씨가 40㎝ 높이의 침대에서 아이를 발로 밀어 떨어뜨리는 등의 학대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씨는 경찰 조사에서 방임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학대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아동이 숨진 당일 오씨는 출근해 집을 비운 상태였다.
이씨는 A군이 숨을 쉬지 않자 당황해 오씨에게 전화를 걸었고, 오씨는 4분 뒤 119에 신고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이씨가 7개월 된 친딸을 학대한 정황은 찾지 못했다. 이씨는 또 다른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군은 사망 당일인 지난 20일 오후 2시30분께 오씨의 119 신고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6시간 만인 오후 8시33분께 숨을 거뒀다. A군의 몸에서는 멍, 찰과상 등 학대 정황이 다수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부검 감정서가 나와야 멍이 든 시점 등 추가 수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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