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해저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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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6.9㎞의 국내 최장 차량용 해저터널인 '보령해저터널'이 내달 1일 개통된다.
보령해저터널보다 긴 차량용 해저터널은 전 세계에서 일본 동경아쿠아라인(9.5㎞), 노르웨이 봄나피요르드(7.9㎞) 등 4개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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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해저터널은 순수 해저구간이 5.2㎞에 달한다. 해수면에서 최대 80m 아래 위치한다. 해저구간 공사 시 국내 최초로 발파굴착 방식인 NATM공법(단단한 암반에 구멍을 내 화약을 넣은 뒤 폭발시켜 암반을 뚫는 공법)을 도입했다. 또 터널 내 해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IMG(지능형멀티그라우팅) 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했다고 한다. 국내 첨단 터널공법의 수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터널이 개통되면 안면도 최남단인 영목항과 보령 대천항 간 이동거리가 95㎞에서 14㎞로 대폭 단축된다. 늘 그렇듯 길 따라 사람은 움직이기 마련이다. 코로나19 시대 관광과 물류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게 분명하다.
해저터널 개통 소식이 전해질 때면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한일해저터널이다. 부산과 규슈를 잇는 한일해저터널은 1986년 10월 일본 규슈 사가현 가라쓰시에서 조사를 위한 갱도 공사가 첫 삽을 떴고, 1988년 경남 거제도 일대에서는 시추 조사도 이뤄졌다. 김대중 대통령 때 착공했으면 아마 지금쯤 완공 단계에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경제성 논란과 함께 일본의 침략수단 내지 위험한 통로라는 부정적 굴레를 벗지 못해 지지부진한 상태다.
세계적인 투자 전문가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지난 20일 경기도 가평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 ‘제3회 THINK TANK(싱크탱크) 2022포럼’에서 “한반도의 위치를 고려했을 때 한일해저터널이 연결되면 특히 30억명의 아시아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을 바꾸는 허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과거사 문제 등으로 소원한 양국 관계가 한일해저터널로 개선의 물꼬가 트이기를 기대해본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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