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토요포커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 "숭고한 생명 나눔, 누군가의 새로운 삶이 되다"

MBN[토요포커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 “숭고한 생명 나눔, 누군가의 새로운 삶이 되다”

- 500명도 채 안 되는 뇌사 장기 기증자…이식 대기 중 사망자 연간 2천 명 넘어 - 韓 장기 기증 희망자, 전체 인구의 약 5%…‘대국민 홍보’ 가장 중요해 - 기증자·유족들 사회를 이끌어 가는 보이지 않는 ‘영웅들’…사연 모아 책 발간도 해 - 유가족 예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어 - 장기 기증 희망 결정, 가족의 동의도 중요해…결정 의사 주변에 꼭 알려야 해

방송보기 링크 : https:youtu.be/IeI-iliiqnk

■ 방송일시 : 2021년 11월 27일 (토요일 / 05:40 ~ 06:20)

■ 진 행 : 김형오 사회2부장 / 정아영 아나운서

■ 출연자 :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김형오: 장기기증 그러면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여전히 주변에는 많습니다. 최근 장기기증 희망자가 점점 늘고 있지만 여전히 기증 희망자에 비해 대기자가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 정아영: 이런 생명 나눔의 현장에서 더 많은 기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분이 계십니다. 오늘 이분과 함께 이야기 나눠볼게요.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 김형오: 장기기증 그러면 우리나라도 많은 분들이 이제 무엇인지는 알고는 있는데 장기기증을 희망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좀 모르는 분들도 더러 있을 것 같아요. 먼저 장기조직기증원은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지 설명을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 문인성: 20세기의 의학의 꽃이 바로 장기이식이거든요. 이 장기이식을 하려면 장기가 있어야 되잖아요. 이 장기가 모자라요. 우리나라가 특히 모자랍니다. 그래서 보건복지부 산하의 독립된 공공단체입니다. 우리나라의 뇌사자 이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쭉 하는 공공단체의 역할을 하고 있는 기증원입니다.

◇ 김형오: 기증하고 싶다고 해서 다 기증할 수는 있는 건 아니잖아요. 적합한지도 따져봐야 되고 검사도 해야 되는데 그 역할도 하고 계신 건가요?

◆ 문인성: 맞습니다. 면역 검사를 저희가 맡아서 하고 있죠.

◇ 김형오: 굉장히 중요한 기관이군요.

◇ 정아영: 얼마 전에 있었던 소식을 원장님께 안 여쭤볼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저희가 이제 언론상으로도 많이 보도를 해드렸습니다만 뇌사에 빠졌던 5살, 정말 작은 아이 소율이가 3명에게 기증을 하고 떠났다는 소식을 저희가 접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참 안타까워하셨는데 어떤 사연이 있었던 건지 좀 알 수 있을까요?

◆ 문인성: 굉장히 슬픈 일이죠. 아빠가 뇌사자가 된 딸의 기증을 결정을 했는데. 아이가 물에 빠져가지고 저산소증에 빠졌어요. 그래서 그렇게 되면 이제 뇌라는 조직이 다시 재생이 안 되니까 애가 누워 있고 먹는 것도 힘들고 그래서 콧줄로 해서 아마 음식을 먹였나 봐요. 그러고서는 한 1~2년 지나니까 이제는 위에다가 구멍을 이렇게 해서 밥줄을 넣어서 편하게 밥을 먹이게 하려는 수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심장마비가 왔어요. 너무 안 된 상황이 됐는데 아빠가 결정을 한 거죠. 그냥 한 줌의 재가 돼서는 안 되겠다. 이 세상에 우리 딸의 심장이 같이 뛰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싶다. 그래서 그 나이 또래의 애들 3명에게 장기를 줬죠.

◇ 김형오: 3명의 다른 아이를 살리고 소율이는 떠난 거군요.

◆ 문인성: 그렇습니다. 그러고 나서 아빠는 항상 내가 결정한 것이 옳은 건가, 고민을 많이 했대요. 그런데 할머니하고 외할머니하고 그 아빠가 나중에 얘기를 해요. 아이가 결정 잘했다 그럴 것 같아요. 왜냐하면 받은 아이가 뛴대요. 걔도 심장이 약해 가지고 8개월 동안 입원하고 있었던 아기인데 그 아기가 뛴답니다.

◇ 김형오: 이제 달릴 수가 있는 거군요.

◆ 문인성: 달릴 수가 있으니 우리 딸의 심장이 지금 이 세상에서 뛰고 있구나. 내가 결정 잘했다 이런 마음을 갖고 있다 그래요.

◇ 정아영: 전체적으로는 어떤가요? 소아 환자 아니고서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기증 상황은 어떤지에 대해서도 좀 알고 싶네요.

◆ 문인성: 보통 장기를 기다리는 분들이 장기이식만 하면 살 수 있는 분들, 그분들이 지금 3만 5천 명 이상이에요. 그런데 뇌사자는 작년에 코로나19가 있어서 그런지 좀 떨어졌지만 500명이 안 돼요. 뇌사자로서 나는 장기를 기증하겠습니다, 그게 500명이 안 되니까 500명 정도라고 하더라도 이것은 너무 차이 나죠. 그래서 1년에 장기이식을 기다리다가 돌아가시는 분이 1년에 2천 명이 넘어요.

◇ 김형오: 그건 왜 그런 거예요? 장기기증을 희망하지 않아서 그런 건가요?

◆ 문인성: 그렇습니다. 장기기증에 대한 생각이, 많이 홍보를 하고 교육을 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조금 떨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하고 있는 게 어떻게 하면 희망 장기기증 서약을 좀 더 많이 해야 그다음에 돌아가시고 그다음에 뇌사자가 됐을 때 장기기증을 할 것 아니에요, 그렇게 해야 되겠다고 하는 것이 우리 목표입니다. 우리 기증원의 목표예요.

◇ 정아영: 그래도 이제 국가 공공기관이니까 좀 더 체계적으로 장기기증에 대한 문화를 좀 확산하거나 또는 국가적으로 뭔가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도 필요할 것 같은데, 그런 기능도 하고 계신 거잖아요?

◆ 문인성: 그럼요. 하고 있습니다. 우선 대국민 홍보입니다. 전국의 400군데에서 받습니다. 장기 희망 등록을 400군데, 그러니까 지방자치단체 거기서도 다 받고요. 저희한테도 받고 하는데 골수를 포함해서 전체 인구의 4.7%. 5%가 안 돼요. 장기기증을 희망하시는 분들이. 저희가 많이 홍보하고 하지만 자동차 면허증에 붙이는 거 있잖아요. 그런 게 바로 그거거든요. 그래서 지금 봐서는 전체 인구 중에 한 230만 명 정도가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하신 분이에요. 그것이 5%밖에 안 되지만 미국 같으면 성인의 60%가 넘어요.

◇ 김형오: 미국이 60%가 넘어요, 성인들은?

◆ 문인성: 그러니까 그런 게 사회적인 개념이 조금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우선 희망 장기기증하겠다 하는 분들이 많아야 그다음에 장기기증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저희가 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가 대국민 홍보예요.

◇ 김형오: 앞서 이제 미국의 경우에는 성인의 60%가 장기기증을 희망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제 5% 정도, 제도상에도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옵트아웃이라는 제도도 있는 거 같고 유럽 같은 나라에서는. 우리나라는 그게 없나 보죠?

◆ 문인성: 우리나라는 옵트인이라고 그래 가지고 제가 만약에 사고가 나서 뇌사자가 됐을 때 제 장기를 기증하겠습니다 그럴 경우가 옵트인이에요. 그런데 옵트아웃은 나는 혹시라도 뇌사자가 됐을 때 내 장기이식 하지 마세요, 그게 없으면 장기이식하는 겁니다. 그게 옵트아웃이거든요. 그러니까 스페인이 아주 대표적인 나라예요. 미국은 옵트인 제도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높은가? 그게 문화적인 차이인 것 같아요. 우리 한국은 아무래도 유교적인 사고방식으로 신체 훼손이랄지 아니면 죽더라도 내 장기를 건드리지 마라 그러는 어르신들의 유교적인 성향, 어르신들의 유교적인 생각이 오랫동안 돼 있어서 그렇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해요.

◇ 정아영: 원장님께서는 기증원에 계시기 전에 40년 동안 외과의사로 현장에서 환자를 돌보셨다고 저희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금은 뭐 이제 다른 방향으로 해서 환자들을 돌보고 계시는 건데 어떠세요? 의사로서 바라보는 장기기증 업무랄까요.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궁금하네요.

◆ 문인성: 제가 외과의사 된 게 레지던트 빼면 40년은 안 되고요. 한 35년 되나, 그런데 여태까지 쭉 이식을 하는 수술을 하는 의사로서 쭉 몰랐어요. 뇌사자의 이야기를 알면 수술 못 해요. 너무 마음이 떨리고 너무 슬픈 이야기 많이 들으면 정말 평정심을 아마 잃을 것 같아요. 그리고 몰랐어요. 그거 모르고 쭉 하다가 여기 기증원에 와서 얘기를 이렇게 들어보니까 하나하나가 다 슬픈 이야기고, 마음이 그냥 짠하고 그중에서도 세상에 가족이 돌아가시는 입장에서 장기기증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것은 말이 안 돼요.

◇ 김형오: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을 수가 없죠.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 문인성: 그리고 치료하는 선생님도 마찬가지예요. 여태까지 자기가 살리려고 쭉 했다가. 이제는 도저히 안 됩니다. 그 말을 못 하죠. 그렇지만 해야 돼요. 그러니까 그 의사선생님이 최선을 다했는데 정말 못 하겠습니다, 그 얘기까지 하려면 그 선생님은 몇 날 며칠을 새워야 돼요. 그런 것을 알고서는 기증하신 분들 가족들이 대단한 사람입니다. 정말 영웅이다, 우리나라, 우리 사회를 끌고 가는 보이지 않는 영웅들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한 뇌사자의 이야기를 의사로서 알게 된 이야기를 이야기로 쓰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느낌을 쓰고 해서 저희가 책을 만들어요. 1년에 한 권씩 책을 만드는데 갖고 왔으니까 한번 보세요.

◇ 김형오: 나중에 꼭 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잠깐 기증자의 모임, 행사, 이런 것도 해서 위로도 해주신다고 하는데 남아 있는 유족들이라든지 아니면 뭐 장례와 관련해서 어떤 역할을 좀 하시는지요.

◆ 문인성: 정말 중요한 것은 살아계시는 옆에 계시는 유가족들도 보듬어줘야 되거든요. 그거에 우리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 사회복지사가 한 10분 이상 계세요. 그래서 처음에 뇌사 판정받고 뇌사 진단받고 그럴 때부터 필요하면 파견을 합니다. 그래서 가족들하고 같이 이야기하고 그다음에 수술방에 들어가서 수술하는 과정에서도 옆에서 같이 손잡고 기도도 하고 그렇게 하고 끝나면 영안실 갈 때 잘 모시고 가고. 유가족을 위한 그런 프로그램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정아영: 저희 신랑과 같은 경우는 운전면허증 보면 뒤에 저는 장기기증을 서약했습니다, 이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는 저는 그걸 붙여보고 싶은데 어떻게 붙여야 되는 건지. 저는 뭐 경찰서를 가야 되는 건지 잘 몰라서 못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되는지 우리 시청자 여러분께도 좀 안내를 부탁드립니다.

◆ 문인성: 저희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되고 전화로도 되고요. 장기 희망 등록하시는 분들은 전국에 너무 많아요, 400군데가 넘어요. 그러니까 일단 전화 한번해 주시면 그다음에는 뭐 문제없이 될 것 같고. 제일 문제는 내가 결정을 하잖아요. 뇌사자가 됐을 때 장기기증을 하겠다. 그다음이 문제예요. 본인의 결정보다는 가족들의 결정이 더 중요하거든요. 그런 차이가 좀 있어요. 그래서 결정한 것을 알리는 운동을 해라, 가족들한테 주위에, 그런 것도 하고 그래요.

◇ 정아영: 원장님께서 마지막으로 우리 시청자 여러분께 좀 당부하실 말씀이 있을까요?

◇ 김형오: 홍보 한번 하시죠. 홍보가 중요하다고 했으니. 홍보로 끝낼까요?

◆ 문인성: 조동화 시인이 쓰신 시가 하나 있습니다. ‘나 하나 꽃 피어’라는 시인데. 제가 혹시라도 여쭤보시면 이걸꼭 말씀을 드려야겠다 그래서 제가 카피해 왔어요. ‘나 하나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내가 꽃 피고 네가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이게 조동화 시인의 나 하나 꽃 피어라는 시거든요. 이게 바로 우리 모든 대한민국의 국민 여러분이 장기를 가지고서 하늘나라 가는 것보다는. 아마 하나님이 그러실 거예요, 그거 필요 없는데 왜 갖고 왔냐 그러실지 몰라요. 그러면 그때는 장기기증을 하면 많게는 7~9분까지, 또 조직까지 한다면 100분이 넘어요.

◇ 김형오: 알겠습니다. 말씀을 듣는 우리 시청자분들이 아마 이제 또 생각이 많이 바뀌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기증자의 동의가 없어 기증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얘기가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기기증은 말 그대로 누군가에게 새로운 삶을 주는 숭고한 일입니다. 아직은 해외에 비해서 우리나라 기증 문화가 걸음마 단계인가라는 생각이 드는데 많이 나아지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 정아영: 장기기증자를 위해서 또 예우를 위해 국가기관에서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기증 문화가 긍정적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생명을 살리는 그런 숭고한 나눔에 또 함께할 수 있기를 함께 기대합니다. 토요포커스 여기서 모두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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