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명암]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박지현, 스스로 슬럼프 극복중"
[점프볼=아산/현승섭 인터넷기자] 위성우 감독의 기다림이 서서히 빛을 발하는 것일까? 위 감독은 박지현의 회복세를 크게 반겼다.
아산 우리은행은 29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의 홈 경기에서 56-47로 승리했다. 우리은행은 8승 3패로 공동 2위였던 신한은행을 반 경기 차 3위로 밀어내고 단독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선두 청주 KB스타즈와의 승차는 2경기 차로 좁혀졌다. 반면, 삼성생명은 5승 6패로 4위 자리를 유지했다.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졌던 이날 경기의 분수령은 3쿼터였다. 하프타임에 재정비한 우리은행은 3쿼터에 야투 난조에 시달린 삼성생명(2점슛 2/11, 3점슛 0/5)을 5점으로 꽁꽁 묶었다. 20-5로 3쿼터를 지배한 우리은행은 46-35로 4쿼터를 맞았고, 이후 점수 차를 유지한 우리은행이 승리를 가져갔다.
경기 종료 후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삼성생명이 몸싸움도 거칠게 할 줄 알고 에너지가 많은, 젊은 팀이다”라고 총평을 시작했다. 위 감독은 “경기 일정이 빡빡한 가운데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려고 했는데, 선수들이 잘 소화했다. 선발 출전한 김정은도 오늘 30분 정도 뛰었고, 박혜진은 풀타임을 소환했다”라며 어려운 일정을 이겨낸 선수들을 칭찬했다.
박지현은 20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특히 후반에는 공격을 주도하며 15점을 몰아넣었다. 위 감독은 “요새 지현이에게 별 이야기를 안 한다. 정신적으로 힘들까봐 애써 무시한다. 사사건건 이야기 하면 지현이의 생각이 많아질 수 있다. 3쿼터처럼 하면 더 이상 이야기 할 건 없다. 앞으로 좀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라며 박지현의 회복세를 반겼다.
박지현의 오빠인 수원 KT 박지원은 어머니와 함께 경기를 관전했다. 위 감독은 인터뷰실에서 이 사실을 알았다.
“오빠가 와서 미친듯이 농구를 했구나! 오빠에게 ‘농구가 이런 것이다’라고 보여주려고. 이야~ 박지원이 온 줄 몰랐다. 지원이의 기가 죽었겠네. 지현이가 오빠에게 농구 한 수 가르쳐 준 셈이네. 어머니는 자주 오시는데, 오빠가 온 줄 몰랐다. 앞으로 영상통화라도 시켜야겠다. 오늘 지현이의 슛 포물선이 낮았지만, 정확했다. 서동철 감독님께 박지원을 종종 빌려달라고 말씀드려야겠다(웃음).”
한편, 이날 경기에서 부상 선수가 속출했다. 김소니아는 3쿼터 7분 39초에 배혜윤의 돌파를 막던 중 배혜윤과 함께 넘어졌다. 이때 김소니아의 왼쪽 발목이 배혜윤의 오른다리에 눌러 바깥 방향으로 꺾였다. 천만다행으로 김소니아는 스스로 걸어다녔고, 4쿼터 4분 24초에 다시 경기에 투입됐다.
그러나 이 교체도 위 감독을 고민에 빠뜨리게 하는 교체였다. 이주연을 수비하던 중 홍보람의 오른발이 이주연의 오른발에 걸려 발목이 꺾였다. 홍보람은 부축을 받으며 코트 밖으로 나갔다. 위 감독은 “김소니아는 괜찮은데, 홍보람의 발목이 돌아가서 걱정된다. 홍보람은 죽기 살기로 수비해주는 소금과 같은 선수다. 오늘도 굉장히 수비를 잘 했는데 다쳐서 아쉽다”라며 홍보람을 걱정했다.
끝으로 위 감독은 “그동안 박지현의 자신감이 떨어졌는데, 오늘 언니들의 숨통을 틔워줬다. 주전 다섯 명을 온전히 가동하는 건 처음이다. 오프시즌에 맞춰보진 못했지만, 서서히 맞아가고 있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한편,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내가 좀 더 자세하게 지시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경기를 놓친 것 같다. 리바운드 차이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득점으로 이어진 영양가 있는 리바운드는 상대 팀이 더 많이 잡았다”라고 경기를 총평했다.
3쿼터에 단 5점으로 묶인 것에 대해 임 감독은 “연습했던 움직임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면 내가 변화를 꾀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다시 왔을 때의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우리 팀엔 공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선수가 적어서 더 원활한 오프 더 볼 무브먼트가 필요하다”라고 되돌아봤다.
이해란은 1쿼터 7분 1초, 박지현을 수비하던 중 왼쪽 무릎에 통증을 느끼고 쓰러졌다. 다행히 이해란은 큰 부상은 아니라는 듯 치료를 받고 벤치를 지켰다. 임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이해란을 코트로 내보내지 않았다. 임 감독은 “해란이가 뛰는 걸 보니 몸이 붕 떠있었다. 사실 다칠 상황이 아니었는데, 자세를 낮췄다면 안 다쳤을 것이다. 크게 다친 건 아니다”라고 이해란의 몸 상태를 전했다.
6일간 세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한 우리은행은 12월 4일 부천 하나원큐와 원정 경기를 갖는다. 삼성생명은 3일 홈에서 BNK를 맞이한다.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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