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친중 좌파정권·첫 여성 대통령 나오나
[경향신문]
‘부패’ 여당 정권교체 가능성
야 카스트로 개표 초반 선전
누가 돼도 정치 안정 어려워
중미 온두라스 선거에서 좌파 정당이 보수 정당의 12년 집권에 종지부를 찍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 초반 개표 결과 좌파 진영을 대표하는 시오마라 카스트로 자유재건당 후보(62)가 53%를 얻어 33%를 득표한 우파 여당인 국민당의 나스리 아스푸라 후보(63)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개표율 45%를 기준으로 한 득표율인 만큼 아직 승패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투표율은 68%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카스트로는 2006~2009년 집권한 호세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의 부인이다. 2009년 군부 쿠데타로 남편이 축출되자 이후 카스트로는 쿠데타 저항 운동을 이끌며 2013년과 2017년 대선에서 각각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로 나서 2위로 낙선했다. 이번 선거에서 카스트로는 12년간의 국민당 집권이 정권 부패, 마약 범죄, 빈곤 등으로 이어졌다며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카스트로가 당선되면 온두라스 첫 여성 대통령이 된다.
아스푸라 후보는 기업인 출신으로 일자리 창출과 인프라 개발 등을 약속했다. 집권 국민당은 부패 문제로 선거전 내내 지지율 정체 현상에서 좀체 벗어나지 못했다.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멕시코 마약 밀매상으로부터 돈을 받는 등 마약 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스푸라도 지난해 70만달러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중국과 대만도 선거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온두라스는 15개국밖에 남지 않은 대만의 수교국 가운데 하나다. 국민당은 대만을 계속 인정하겠다고 밝힌 반면 카스트로 후보는 중국에 외교적 개방을 약속했다. 이에 중국을 견제하고 있는 미국은 카스트로 후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번 선거에서 누가 승리해도 정치적 불안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2017년 대선 때도 에르난데스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지만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고, 장기간 반대 시위가 이어져 최소 23명이 숨졌다. 온두라스는 인구 1000만명 가운데 59%가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갱단 폭력, 마약 밀매에 허리케인 같은 자연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수만명이 이민을 가면서 온두라스는 ‘이민자 캐러밴’ 물결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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