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돋보기] "땀 흘린 만큼 번다"..현장기술직 뛰어든 MZ세대
【 앵커멘트 】 2,30대의 취업이나 직장생활이라고 하면 보통 사무실에 앉아 노트북을 두드리는 신입사원을 연상하죠. 그런데 이런 직업이 아니라 목수, 페인터 등 그동안 '블루칼라'로 불렸던 '몸쓰는 기술직'에 도전하는 MZ세대들이 늘고 있습니다. 세상돋보기에서 들여다봤습니다. 심가현 기자입니다.
【 기자 】 ▶ 스탠딩 : 심가현 / 기자 - "올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0대에서 30대 중반까지의 청년들이 꼽은 가장 선호하는 직장. 바로 대기업입니다. 그다음으로 공기업과 국가기관이 뒤를 이었는데요.하지만 모두가 이런 길을 걷는 건 아닙니다. 얼어붙은 취업 시장 속에서, 몸은 더 힘들더라도 남들과 조금 다른 직장에서의 특별한 보람을 택한 청년들이 있습니다."
시야가 흐려질 정도로 뿌연 먼지가 피어오르는 한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
자재를 필요한 크기에 맞춰 자르고 실어나르느라 분주한 목공들의 얼굴이 여느 공사 현장보다 앳돼 보입니다.
공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2년차 목수 조수상 씨는 부모님의 자영업을 물려받았다가, 뒤늦게 오랜 꿈이었던 '남의 집 짓기'에 뛰어들었습니다.
▶ 인터뷰 : 조수상 / 30대 목수 - "물건 관리하고, 사람 관리하는 게 힘이 들고 제 적성에는 안 맞았던 것 같아요. 저는 일단 그런 주위 시선이나 평판 이런 건 개의치 않았고요.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을 찾아서…."
같은 뜻을 가진 또래들이 모여 만든 현장은 새로운 놀이터가 됐습니다.
주 6일 땀 흘려 일하고 받는 보수는 내로라하는 대기업 연봉 부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황규훈 / 20대 목수 - "끝나고 나면 성취감도 많이 들고 만들어진 모습 보면 많이 뿌듯하고,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서…."
현장직에 대한 열정은 성별도 뛰어넘었습니다.
조그마한 체구로 사다리를 타고 올라 페인트를 칠하는 2년차 페인터 서슬기 씨는 올해로 서른하나.
딸에 대한 걱정으로 두 팔 걷고 말리던 어머니도 이제는 응원을 보냅니다.
▶ 인터뷰 : 서슬기 / 30대 페인터 - "제가 주로 고민했던 게 첫 번째는 제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 또 어떤 일을 해야 재밌을까. 기술을 한 번 배우면 경력단절도 없고 나이 들어서도 일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느껴져서…."
올해로 서른이 된 해녀 진소희씨는 육지 밖 바다에서의 기술 배우기에 흠뻑 빠진 지 벌써 6년째입니다.
▶ 인터뷰 : 진소희 / 30대 해녀 - "하루에 4시간에 일하면 된다는 게 진짜, 4시간에 모든 제 능력치를 다 해서 제가 잡은 만큼, 제가 한 만큼 벌어갈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고요. 남들이 안 하는 직업이라서 오히려 더 만족감을 느끼고 있어요."
멋져 보이는 정장과 대기업 명함은 그저 다른 사람의 시선일 뿐.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서는, 그래서 누구보다 열정적인 청년들의 힘찬 발걸음은 세상의 편견을 깨뜨리고 있습니다.
세상돋보기였습니다. [gohyun@mbn.co.kr]
[영상취재 : 김영진·이동학·김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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