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한옥, 종로구 곳곳 전통정자로 부활
[경향신문]
서울 종로에 주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전통정자가 잇따라 세워지고 있다. 이들 정자는 한옥 폐자재를 활용해 전통의 멋을 살렸다.
종로구는 최근 세종문화회관 뒤 도렴공원에 ‘적선정’(사진), 평창동주민센터 인근에 ‘평창정’을 각각 준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올해 종로에는 적선정과 평창정을 포함해 모두 6곳에 전통정자가 조성됐다.
적선정과 평창정은 그간 종로구가 추진해온 ‘공공부지 내 전통정자 축조사업’의 결실이다. 종로구는 2018년 와룡공원 ‘와룡정’을 시작으로 2019년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혜화정’과 궁정동 무궁화동산 ‘송강정’을, 2020년에는 ‘청진정’을 준공했다.
평창정과 적선정의 경우 지붕을 경복궁 향원정이나 창덕궁 부용정에서 볼 수 있는 ‘절병통’(호로병 같은 장식 기와)과 유사한 간결한 디자인으로 꾸몄다. 평면은 한 칸짜리 사모정(네모반듯한 정자)으로 계획해 소박하면서도 은은하게 만들었다. 이들 정자에는 ‘한옥 철거 자재 재활용은행’(한옥은행)에서 보유하고 있는 오래된 기와나 목재 등을 재사용해 전통문화자원으로 생명을 부여했을 뿐 아니라 공사비도 절감했다.
한옥은행은 종로구가 개발 및 건물 신축으로 불가피하게 철거되는 한옥의 부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2015년 전국 최초로 세운 곳이다. 수요자에게는 자재 유상 공급을, 주민들에게는 한옥 전문가의 상담·기술 등을 제공한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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