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 상륙 윤석열 "난 충청의 아들"..원자력연 찾아 정권 비판
[경향신문]
선대위 출범 첫 지역일정 충청행…김병준·정진석 등 동행
“세종에 제2 청와대 집무실”…“킹메이커는 국민” 발언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선을 100일 앞둔 29일 충청으로 향했다.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후 첫 지역 일정이다. 윤 후보가 아버지 고향인 충청을 출발점으로 삼아 중원 공략에 나선 것이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원톱 체제에 쐐기를 박는 측면도 있다.
윤 후보는 이날부터 2박3일간 충청권 일정에 들어갔다. 이날 세종·대전을 방문하고 30일 충북 청주, 다음달 1일 충남 천안과 아산을 찾는다. 윤 후보는 국회에서 선대위 첫 회의를 주재하며 “저는 충청의 아들이고 충청은 제 고향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충청은 캐스팅보트를 쥔 지역이고 대선 승부처였다”며 “중원인 충청에서 정권교체 신호탄을 쏘아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승리의 100일 대장정’에 나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고향이 충남 공주라는 점을 들어 충청을 ‘정치적 고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한 것을 두고 “민주당 정부 실정으로부터 본인을 분리하고자 하는 쇼잉(보여주기)”이라며 “사당의 길을 가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야말로 독재적 발상에 다름 아니다”라고 했다.
윤 후보는 세종시 밀마루전망대를 방문, 세종시에 제2의 청와대 집무실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청와대 이전은 법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일단 제2 청와대 집무실을 이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또 “세종시는 국토와 행정의 중심”이라며 “주변 지역에 과학기술단지를 육성시켜 미래의 중심, ‘신중부시대’를 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원자력연구원도 방문했다. 중단된 원자력발전소 건설 재추진이 공약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반문행보’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대전의 한 카페에서 열린 카이스트 학생 등과의 간담회에서 “창원, 울산 원전 시설 납품 기업들은 완전히 망가졌고, 원자력 공학과 학생들을 만나보니 전공을 바꾼 사람이 60~70%가량 되고 원전산업의 앞날이 캄캄하다”며 “참 개탄해 마지않는 정부의 정책”이라고 말했다.윤 후보는 간담회 후 “안전 문제를 원안위(원자력안전위원회)가 브레이크를 걸었으면 모르겠는데, 다른 에너지원과 시설에 비해서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대전의 다른 카페에서 ‘With 석열이형’이란 제목으로 청년들과 토크콘서트도 진행했다. 한 청년은 윤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간 신경전을 거론하며 “정치에 환멸감을 느끼게 됐다”며 좌고우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윤 후보는 “킹메이커는 국민이다. 또 2030 여러분이 킹메이커다”라고 답했다.
윤 후보의 충청 일정은 ‘김종인 없는’ 김병준 원톱 체제를 재차 확인하는 자리였다. 김병준 위원장과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세종 일정을 함께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조율은 실패했지만, 선대위를 출범하고 지역 일정에도 돌입하면서 윤석열호의 공식 출항이 시작됐다.
박순봉·세종 | 문광호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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