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멈추나..자영업자들 연말 특수 실종 우려

김도윤 2021. 11. 29.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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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모임 제한 검토에 '긴장'..방역패스에 '회의적' 반응도
재택 치료 확대로 바빠진 지자체.."확진 이웃 낙인 말아야"
'오미크론' 변이 공포에 다시 불안에 빠진 자영업계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전 세계가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 우려로 패닉에 빠졌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과 연말 특수로 매출 증가를 기대하던 자영업자들이 다시 불안에 떨고 있다. 사진은 29일 오후 7시께 서울 시내 한 빌딩의 한산한 식당가 모습. 2021.11.29 saba@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정부가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악화에 따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2차 개편을 유보하고 '방역패스' 유효기간 설정 등 보완대책을 내놓자 시민들도 걱정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특히 정부가 사적 모임 인원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내용에 연말연시를 앞두고 특수를 기대해온 자영업자들의 우려가 컸다.

"일상 회복 전으로 돌아가나" 걱정…관광업계도 긴장

경남 거제시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는 40대 업주는 "송년회 예약이 잇따르면서 '이제야 숨통이 트이나' 했는데 사적 모임 축소 검토 보도가 나와 걱정"이라고 말했다.

창원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30대 업주도 "사적 모임 규모를 축소하면 제대로 운영이 될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방역종합대책 발표하는 정은경 청장 (서울=연합뉴스) 김승두 기자 =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9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별방역점검회의를 마친 뒤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통해 방역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정은경 청장. 2021.11.29 kimsdoo@yna.co.kr

울산 남구의 한 고깃집 업주(59)는 "연말을 앞두고 예약이 많은데 인원 제한을 강화하면 예약 취소가 이어질 것"이라며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가까스로 제자리를 찾는 중인데 다시 어려운 시절로 돌아가면 버티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경기 수원시에 사는 직장인 심모(28)씨도 "연말연시를 앞두고 송년회 등 모임 일정을 잡아놨는데 사적 모임 규모 축소 여부를 검토한다니 걱정된다"고 말했다.

관광업계도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한 콘도업체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로 숨통이 좀 트이나 싶었는데 예전 상황으로 돌아갈까봐 걱정"이라고 답답해했다.

제주도의 관광업계 관계자는 "일상 회복의 첫발을 디뎌 이제 조금씩 관광객이 느는데 정부가 다시 모임을 규제하려 해 아쉽다"며 "방역 정책이 일관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백신패스 있어야 입장 가능합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방역패스 보다 일상 회복 근본 정책 필요"

방역패스 유효기간을 6개월로 정한 조치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적지 않았다.

전북 전주시에서 목욕업에 종사하는 박모(58)씨는 "이번 발표는 반년마다 백신을 접종하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접종 후유증으로 '다시는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유효기간까지 생기면 목욕탕 손님이 더 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동래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40대 업주는 "코로나19 대유행 때는 손님이 먼저 발열 체크 등 방역수칙을 요구했으나 이제는 '여기만 유난을 떤다'는 식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손님이 상당수"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대구 동구의 한 카페 업주 김모(38)씨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노인들도 종종 오는데 백신을 언제 접종했는지 어떻게 확인하란 말이냐"며 "일상 회복을 하기로 했으면 접종자와 미접종자로 구분할 게 아니라 근본적인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백신 접종 확대 방침에 고민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경기 화성시에 사는 40대 주부 A씨는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고 있는데 5∼12세 아동 접종도 검토해야 한다는 정부 발표가 그저 불안하게만 들린다"고 말했다.

빈자리 없는 중증 병상 (대전=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29일 오후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을지대학교병원 감염병 전담 병동의 복도 모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악화로 대전에 있는 중증 병상은 모두 사용 중이어서 추가로 환자를 수용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2021.11.29 psykims@yna.co.kr

지자체, 재택 치료 확대 대응 나서…확진자 혐오 분위기 우려

각 지자체는 정부의 재택치료 확대 방침에 맞춰 대응에 나섰다.

성남시 감염병관리센터 관계자는 "재택치료 원칙에 맞춰 시내 3개 보건소에 재택치료 태스크포스(TF)를 구성, 8∼10명을 배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인천시 감염병관리과 관계자는 "재택치료 확대와 병상 확보는 함께 가야 하는 대책이어서 병상을 추가로 확충할 것"이라며 "재택치료를 받는 환자 상태가 악화할 경우 바로 전담 병상으로 옮길 수 있도록 중증 환자 병상 37개를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택 치료 확대를 둘러싸고는 확진 이웃에 대한 낙인 효과 등 코로나19 초기 나타난 혐오와 공포 분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전시의 한 병원 관계자는 "집에서는 방역 수칙을 병원보다 잘 지키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당국에서 각종 사례 관리를 더 촘촘하게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충남도의 한 보건소 직원은 "중증 환자 병상 확보가 한계에 부닥친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으로 생각한다"며 "개인정보 노출 예방에 신경 쓰는 등 재택 치료 시대를 맞아 또 다른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규석 이상학 김도윤 이재림 고성식 허광무 김선형 장아름 정경재 최은지 한지은 김재홍 김솔 기자)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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