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가상자산 과세 시점 2023년 1월로 '1년 유예'

박홍두·조문희·안광호 기자 2021. 11. 2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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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 의결
대선 앞두고 청년 표심 의식
양도세 비과세 기준 상향도

여야가 29일 가상자산 과세 시점을 내년 1월에서 2023년 1월로 1년 유예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지난해 가상자산 과세 법안을 통과시켰던 여야가 대선을 앞두고 젊은층을 잡기 위해 정책 일관성과 과세 형평성을 포기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여야는 1주택자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실거래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완화하는 소득세법 개정안도 의결해 ‘대선 입법 몰아붙이기’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이날 가상자산의 과세 시점을 기존 2022년 1월1일에서 2023년 1월1일로 1년 연기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여야는 지난해 12월 가상자산으로 벌어들인 이익을 복권 당첨금과 유사한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연간 가상자산 소득에서 250만원을 공제하고, 초과분에 세율 20%를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올 들어 여야 모두 가상자산 과세 인프라가 미비하다며 개정 필요성을 주장했다. 대선이 가까워오면서 2030세대의 표심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과세 1년 유예와 더불어 “가상통화 소득공제 한도를 대폭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국민의힘은 과세 유예를 기본 방침으로 정했다.

여야가 1년 만에 가상자산 과세 시점을 뒤집으면서 개정안은 기재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친 뒤 이달 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과세 유예 결정에 따른 ‘단타 매매’나 집중 투자와 같은 기대감이 커지고 과열 현상도 생길 수 있다”며 “일관성 없는 과세기준에 대한 국민 신뢰가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등에서 “여야가 합의한 것을 1년 뒤에 정부보고 하지 말라면 (어쩌나)”이라고 반박했다. 과세 형평성 원리를 위배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야는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여야 모두 1가구 1주택자의 세 부담 경감에 공감한 결과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부동산 초과이익 환수 등 부동산 개혁입법과 달리 양도 차익을 과세하지 않는 것은 정책 기조가 정반대라는 지적도 있다.

박홍두·조문희·안광호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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